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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54가지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8. 11. 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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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54가지


한 회사에서 30여 년을 근무한 가장. 그러나 회사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그에게 명예퇴직을 통보하였다.

그는 가족들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이제야 속이 후련하다. 내가 지금까지 오랫동안 회사에 매여 가족들과
좋은 시간도 못 가졌고, 취미생활도 못 했는데, 이젠 가족과 함께 할 시간도 많아졌고, 취미생활도 하게 되어 잘 됐다."

하지만 그 말은 거짓말이었다.
30년이나 몸담은 곳에서 떠나게 된 남자는 심한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남자는 겉으로는 쾌활한 척했지만, 자살이라는 최악의 망상에 점차 사로잡히고 말았다.
퇴직 후 가족들과 여행도 하고, 운동도 시작하였지만, 그의 머릿속은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자살하는 방법을 궁리했다.

남자가 퇴직하고 3개월 후, 남자의 54세 생일을 맞아 남자의 아내와
대학생 딸이 작은 생일파티를 열어 주었다.
촛불을 불어 끄는 남자의 얼굴은 웃었다. 그렇지만 마음은 여전히 어두웠다.

그런 남자에게 아내가 봉투에서 한 장의 종이를 꺼내 주며 말했다.
"여보! 당신 생일에 우리가 특별 선물을 준비했어요."

종이에는 아내가 손으로 정성스럽게 쓴 '남편이 자랑스러웠던 일 54개'가 적혔다.
대학생 딸이 내민 종이에는 '아빠에게 고마웠던 54가지 일'이 빽빽하게 적혔다.

"저를 이만큼 키워주신 아빠가 너무 자랑스러워요.
아빠는 우리 가정의 보석과 같은 분이에요."

남자는 눈물을 흘렸다.
어두운 마음은 단숨에 사라지고, 새로운 결심이 마음에 가득 차올랐다.


굴곡 없는 인생은 없다.
좌절하지 않는 사람도 없다.
세상을 살다 보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비참하고, 괴로운 일과 마주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괴로움을 덜어줄 누군가는 함께 한다.
어쩌면 힘든 한 사람의 괴로움을 덜어줄 누군가 당신을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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