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할머니랑 똑같은 안경을 쓸 거야
한 아이가 말했다.
"난 크면 우리 할머니랑 똑같은 안경을 쓸 거야. 할머니는 그 누구보다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잘 보시거든. 많은 사람이 그 사람의 나쁜 점을 꼬집어 봐도 할머니는 좋은 점을 보신단 말이야. 어떻게 좋은 점을 잘 보시느냐고 여쭤봤더니, 할머니는 나이가 들면서 그렇게 세상을 보는 법을 배웠다고 하셨어. 그러니까 나도 나이가 들면 할머니랑 똑같은 안경을 쓰고 싶어. 그 안경을 쓰면 나도 다른 사람의 좋은 점만 볼 거 아냐."
우리 모두 할머니의 안경을 쓴다면 세상이 얼마나 달보드레해질까? 내가 남의 좋은 점을 달근달근 달뜨게 찾아내고, 남도 내게서 좋은 점을 닁큼 찾아낸다면, 일마다 즐겁지 않겠는가.
우리 모두 달콤함을 찾는 벌새처럼 살아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썩고 추한 먹이만 찾아 헤매는 말동가리새를 닮았다. 끝없는 용심 때문에 그러하겠지만. 항상 주변 사람을 좋게 챙겨보는 할머니의 눈을 가지고 살아야한다. 나잇살 더해갈수록 더욱더.
무시로 그를 만나면 좋아서 가슴이 저린다. 사람 만나는 일이 이처럼 좋기만하다면 그 무엇에 얼굴 붉히며 목청 돋구랴? 창원 봉림사 불교대학에 적을 두었을 때 주지스님의 법문이 떠오른다. "산문에 살다보면 애처럽게 울어대는 풀벌레 한 마리한테도 애절한 사랑을 배운다"고.
사랑하며 살아도 짧은 세월, 같잖은 일들로 서로의 마음을 아프게 할 까닭이 없다. 사소한 일 하나도 서로 마음을 열어젖히면 세상은 아름다운 꽃밭이다. 한 오직 자신만을 믿고 하늘마음으로 우러러고 산다고 생각해보라. 그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사랑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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