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내 남편
결혼 전에 남편을 처음 보고 어떤 여자가 저런 남자랑 결혼 할까 생각했습니다.
얼굴은 삐쩍 마르고, 여드름에 키도 별로 크지 않고, 사람들은 그런 그를 못난이라고 불렀습니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남편이 저한테 데이트를 신청했을 때, 저는 과감하게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거절하고 나니 왠지 측은해 보여 못 이기는 척 하고 한 번 더 만났습니다.
막상 알고 보니 이 남자, 못나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참 가슴이 따뜻하고, 배려 깊은 사람이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많은 걸 알게 되었습니다.
성실하고, 착하고, 믿음직스럽고….
나중에 알고 보니 어릴 때는 잘 생겼었는데, 집안일이며 동생 뒤치다꺼리에 너무 고생을 해서 얼굴이 심하게 상했다고 했습니다.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제 남편이 되었습니다.
남들은 우리 남편에게서 못생긴 얼굴만 보겠지만, 저는 오히려 그 얼굴이 정답고 아름다워 보입니다.
저는 이제 내 남편의 툭 튀어나온 광대뼈와 여드름, 그리고 숏다리를 사랑합니다.
- 김현정 (새벽편지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