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불같은 사랑
어느 젊은 연인의 사랑고백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통통 튀는 젊음과 활기찬 사랑을 너무나 자랑스러웠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즐거움이 자신들을 위해 존재하였고, 모든 일들이 두 사람을 위해서 펼쳐진다고 자신했습니다.
그들은 큰 소리로 웃으며 거리를 나다녔고, 세상에서 자신들만이 가장 아름다운 사랑에 빠졌다는 환상적인 착각을 즐겼습니다.
그런 그들이 음식점에 들어갔을 때, 한 노년 부부를 만났습니다.
그 부부는 아무 대화도 없이 조용히 식사만 했습니다.
젊은 연인은 나이가 들면 사랑하는 사이에도 할 말이 없어지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노부부의 모습이 약간 슬퍼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젊다는 사실과 열정적으로 사랑한다는데 감사했습니다.
식사를 마친 그들이 식탁을 떠나면서 노년 부부 사이를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둘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런 대화도, 관심도 없는 사람처럼 묵묵히 앉았다고 여겼던 두 사람이 식탁 밑으로 손을 꼭 잡고 오랜 시간을 보냈던 겁니다.
단지 손을 마주 잡았다는 사실만으로 그들이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무 대화를 하지 않아도 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하다는 사실을 젊은 연인은 알았습니다.
그리고 노부부의 모습을 불쌍하게 여겼던 자신들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사랑은 젊고 열정적이 않아도 좋습니다,
물론, 화려하고 상큼한 사랑은 보기 좋고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변함 없이 그 자리를 지켰고, 흔들림 없이 서로를 지켜준 사랑만큼 빛나는 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한순간에 불타오르는 열정보다는, 상대방을 말없이 비추어주는 은은한 등불일 때, 밑불같은 사랑일 때 한층더 아름답습니다.
어느 노교수의 속삭임 (0) | 2019.10.26 |
---|---|
아버지,사랑합니다 (0) | 2019.10.19 |
십년 후 (0) | 2019.10.01 |
가슴 따뜻한 이야기 하나 (0) | 2019.09.23 |
눈물의 사과하나 (0) | 2019.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