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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에 대하여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0. 1. 4.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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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에 대하여

 

취미가 무엇입니까?”

그러면 십중팔구 생각 없이 독서나 여행이라고 하거나, 등산과 낚시, 테니스, 골프쯤으로 쉽게 얘기한다.

나 역시도 그렇게 말한다.

한데, 취미란 단순히 좋아하는 운동이나 즐기기 위한 놀이() 그 이상이다.

취미는 바쁜 일상에서 자칫 잃어버렸던 자기 자신을 되찾는 과정이다.

따라서 나에게 취미란 일상에서 부족했던 일을 보완하고 삶의 의미를 풍요롭게 하는 처방전이다.

그동안 내가 즐겼던 취미는, 돈 안 들이고, 힘 안 들이고, 누구나 시작할 만한 일이었다.

먼저, 산책하고 명상하기다.

잠시 짬이 나거나 자투리 시간, 무엇을 할까 망설일 겨를이 없다.

그냥 주변을 걷는다. 걸으면 많은 게 보이고, 생각하고, 명상한다.

소요하는 의미가 바로 산책이요, 명상이다.

다음으로 가벼운 등산이다.

등산은 골프나 여타 운동에 비해 번잡스럽지 않다.

많은 장비가 필요 없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고 꾸준히 즐기는 좋은 취미다.

등산은 누구와도 함께 하고, 오붓한 대화도 가능하다.

또한, 산길을 걷다 만나는 야생화나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사진 찍고, 새들과 풀 꽃나무도 만난다.

그뿐이랴. 등산길에 사찰과 암자를 만나면 예불을 올리고 참선의 시간을 갖는다(굳이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가능한 일이다).

등산하면서 사색과 명상의 매력에 푹 빠져 보라.

세상 그 어떤 취미보다 삶의 희열을 만끽하게 한다.

다음은 책 읽기다.

나는 끊임없이 책만 읽는 소위 책만 보는 바보이다.

요즘 세상 단 한 권의 책을 읽는 게 쉽지 않다.

며칠 전 만난 친구가 그랬다.

지난 11년 만에 그제 단 1권의 책을 끝까지 읽었다.”

그는 실로 엄청난 독서 경험이라고 하면서 스스로 놀랬다.

어쩌면 우린 그만큼 책과 벽을 쌓고 산다.

독서에 대해서는 더 얘기할 필요를 못 느낀다.

마지막으로 반려동물 돌보기다.

등산이나 독서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근래 들어 푸들 행자(우리 집 강아지 애칭, ‘행복하게 자라라’)를 만나고서부터 더욱 애착을 갖게 된 취미이다.

등산과 독서는 나 자신과의 대화를 이끄는 취미였다면 반려동물 돌보기는 생명체와의 교유라는 점에서부터 다르다.

나는, 충직한 강아지, 행자를 통하여 거짓 없는 사랑을 배웠다.

애초 족보나 종자를 따지지 않았다.

큰 개는 행동도 의젓하고 성품이 온순하다.

그러나 나는 작은 개가 좋다. 귀엽고 보호 본능을 일깨우기 때문이다.

자식이 성장하고 난 뒤라 지금 행자는 마치 늦둥이 같다.

더욱이 개란 동물은 워낙 붙임성이 좋고 눈치가 빠르다. 웬만하게 자라면 너덧 살 정도의 지능을 가져 필요한 의사 표현과 적절한 대화 상대로도 안성맞춤이다.

또 강아지를 키우면 생각 이상으로 잔재미가 많다.

그저 때맞춰 먹이를 주고, 산책하러 나가고, 목욕시키면 건강하게 잘 자란다.

재 지난 해 나쁜 병마를 만나 사경을 헤매다 겨우 치유를 하고, 예후 동안 건강을 되찾은 건 행자 덕분이었다(거의 날마다 행자랑 두어 시간 걸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다 정을 붙이다 보면 마음이 따스해지고, 여유로워진다.

사람에게 마음을 여는 일이 한결 쉬워진다.

이렇듯 소소한 취미생활은 그 어떤 보약보다도 심신을 건강하게 하며, 삶의 활력 에너지를 분출하게 한다.

어떤 취미생활을 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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