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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 한 그릇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1. 3. 2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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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 한 그릇

박종국

한 아주머니가 떡볶이를 사기 위해 포장마차로 갔다. 사십 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떡볶이 순대 어묵을 팔았다.
마침 그때, 허리가 구부정한 할머니 한 분이 들어왔다. 폐지를 주워서 힘들게 살아가는 분 같았다. 간신히 포장마차 옆에 세운 수레에는 폐지로 가득했다.
"저기 주인 양반, 따뜻한 국물 한 그릇 주시구려."
아저씨는 할머니가 부탁한 어묵 국물뿐만 아니라, 떡볶이에다 순대를 얹은 접시 하나를 내놓았다.
할머니는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식사를 아직 못했는지 금세 한 접시를 다 비웠다.
할머니가 계산을 치르려고 하자 아저씨가 대뜸 말했다.
"할머니, 아까 돈 주셨어요."
"그런가? 아닌 거 같은데..."
옆에서 지켜보던 아주머니도 눈치를 채고 한마디 거들었다.
"할머니, 저도 아까 돈 내시는 거 봤어요."
할머니는 어리둥절한 얼굴이었지만, 아저씨와 아주머니까지 계산했다고 하니 그런 줄 알고 잘 먹었다는 인사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으나 싱긋 웃음을 지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관계라도 무너진다.
내가 좀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힘을 주고 싶은 마음.

그 작은 마음이 세상을 바꾼다.

|박종국참살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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