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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의 힘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1. 5. 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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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의 힘



박 종 국

 


남의 말을 잘 들으려면 먼저 자신의 마음을 비워야 한다. 그것이 세상의 도리요, 자연의 이치다.

도공이 흙을 이겨서 만드는 그릇은 어디에서 쓸모가 생겨날까?흙으로 만든 찻잔이나 술병은 그릇 내부에 공허한 부분 때문에 쓸모가 생긴다. 악기의 판은 그 안에 만들어지는 공명통이 유려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많은 말을 하고 산다. 그러나 그 많은 말을 듣는다고 해서 그 사람의 마음의 소리까지 듣지 못한다. 사람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대게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모두 자기 판단과 생각으로 가득찼다. 상대의 말을 듣지 않고 조금의 틈만 생기면 말을 자르고 비집고 들어와서 자신의 생각을 내세운다. 결국 상대는 하려던 말은 꺼내보지도 못한 채 입을 닫고 만다.

눈이 둘, 귀도 둘이다, 하지만 입이 하나인 이유는 무엇일까? 많이 보고, 많이 듣되, 적게 말하라는 뜻이다.

본질적인 걸 외면한 채 지엽적인 일을 붙잡고 사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 상대의 말을 듣기도 전에 미리 내 생각으로 짐작하고 판단한다. 상대의 말을 왜곡하지 않고 그대로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먼저 빈 마음이 필요하다. 텅 빈 마음이란 아무 일도 생각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나의 편견을 잠시 접어 두라는 의미다. 사람도 마음을 비워야 좋은 소리가 난다.

편견을 버리고 듣는 일에 집중하면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말에 공감해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준다. 듣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 나무의 소리를 듣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나무가 되어야 하고, 자연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연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그게 경청의 힘이다.

|박종국에세이 202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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