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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물풀-공재동

박종국교육이야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1. 6. 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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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물풀

공재동

풀밭에서
무심코
풀을 깔고 앉았다.

바지에
베인
초록 풀물은
풀들의
피다.

빨아도 지지 않는
풀들의
아픔

오늘은
온종일
가슴이 아프다.

바지에 밴 풀물이 풀들의 피라는 생각이 참으로 놀랍다.무심코 풀을 깔고 앉았다가 바지에 밴 풀물을 보고 누가 이런 생각이나 해 보았을까. 그런데 시인은 초록 풀물을 풀들의 피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빨아도 지워지지 않는 풀들의 아픔에 온종일 가슴 아파한다. 힘 없고 약한 풀들을 무심코 짓밟은 데 대한 미안함과 그들의 아픔을 안쓰러워하는 시인의 마음이 가슴에 아프게 와 닿는다.

우리는 사는 동안 무심코 남에게 많은 아픔과 상처를 준다. 나 또한 사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아픔을 안겨 주었으랴. 무심코 던진 말 한 마디가 상대방에게는 가슴에 박히는 돌이 되고, 무심코 밟고 가는 발이 개미에게 죽음이 되기도 한다. 무심코 한 장난이 어떤 사람에겐 치명적인 폭력이 된다.

요즘 힘없는 친구를 괴롭혀 죽음으로 몰아간 아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하나같이 "장난으로 한 일"이라고 한다. 무심코 한 장난과 괴롭힘이 그 친구에겐 씻을 수 없는 아픔이 되는 걸 정말 몰랐을까. 아무 생각 없이 무심코 한 행동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새삼 생각하게 한다(이준관 아동문학가).

보통 사람이 생각하면 현실성 없는 불심이라고 단정짔겠지만, 사람은 때로 이토록 마음 여리고 가냘프고 애틋한 감정을 소유하기에 세상을 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가게 되는지도 모르겠네요.

어제 창녕교육지원청에 출장 갔다가 공재동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특강하실 따까지 여유가 생겨 많은 얘기 나눴습니다. 현재 선생님은 창녕(경남 창녕군 고암면 창밀로 991 공재동문학관)에서 초록 풀물 문학관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박종국참살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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