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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얼굴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1. 6. 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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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얼굴

박 종 국(동포초 교감, 다원장르작가)

말씨가 따뜻한 사람은 손길도 보드랍다. 그는 오지랖도 넓다. 하여 어떤 부대낌에도 황망대지 않고 처연하다. 반면 말투가 거친 사람은 너무 하찮은 일에 화를 낸다. 그릇이 얕기 때문이다. 남에게는 침 한번 꿀꺽 삼키고 참을 문제도 친한 사람에게는 발가벗은 감정을 폭발시킨다.

어떤 경우라도 뜨거운 불은 치명적인 화상을 남긴다. 불을 지른 쪽은 멀쩡하다. 그러나 불길에 휩싸인 쪽은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불길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 입은 화상은 치명적이다. 더욱이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흉한 자국으로 남는다.

우리는 날마다 많은 말을 하며 산다. 그런데 아름다운 말보다 남의 가슴에 상처를 남기는 말이 쉽다. 짧은 순간에도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허튼소리를 해댄다. 좋은 말은 듣는 이나 말을 하는 이에게 가슴에 넘쳐나는 기쁨을 준다. 남의 험담을 늘어놓기보다는 칭찬하는 말이, 상처 주는 말보다는 위로하는 말이, 비난보다는 격려의 말이 나와 타인의 삶을 행복하게 한다.

마크 트웨인은 "멋진 칭찬을 들으면 그것만 먹어도 두 달은 산다."고 했다. 복잡한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서로의 격려와 칭찬, 긍정적인 말은 이 세상을 밝게 만드는 질료다. 따뜻한 말은 기적을 낳는다.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는 이웃에게 새로운 힘과 용기를 주고, 자라는 아이에게 자신의 존재를 일깨워주는 참 좋은 부추김이다. 아름다운 말에는 분명 사랑의 향기가 스몄다.

말씨가 상냥하면 얼굴도 바뀐다. 아무리 거친 사람도 좋은 말을 하려고 애쓰면 신기하게도 진짜 선한 얼굴이 된다. 사랑이 깃든 예쁜 말은 또 다른 사랑을 불러온다. 진실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면 그 사람의 속마음이 예뻐진다. 책표지가 예쁘다고 최고의 책은 아니다.

누구나 최고의 얼굴을 가진다. 한데도 얼굴의 성형보다 마음의 성형이 더 중요하다. 굳이 잘난 얼굴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잘된 얼굴을 가져야한다. 잘난 얼굴을 보면 마음이 부담스럽지만 잘된 얼굴을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따뜻한 사랑의 미소가 담긴 말이 그 처방전이다. 어려움 속에서 취하는 환한 얼굴, 경망스럽지 않은 따뜻한 표정, 크게 웃지는 않아도 넉넉하고 편한 미소는 좋은 말씨에서 나온다.

|박종국에세이칼럼 202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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