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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더스 증후군(Hoarder syndrome)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1. 6. 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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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더스 증후군(Hoarder syndrome)

박종국(동포초 교감, 다원장르작가)

흔히 '저장 강박증'인 ‘호더스 증후군’은 한 번 물건을 가지게 되면 그 물건을 버리질 못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래서 온 집안에 온갖 물건을 쌓아두게 되는데, 모든 접동사니를 소중하다고 여겨서 무엇 하나도 버리지 못한다.

이런 증상은 단지 물건만 버리지 못하는 게 아니다. 지난 날의 나쁜 기억과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준 일, 잡다한 마음을 쉽게 정리하지 못한다. 때문에 호더스 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별별 일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산다. 저장 강박증은 죽어도 못 버린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넘치는 부유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하다. 이것은 소극적인 생활태도가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실천할 때 우리는 보다 홀가분해진다. 사실 버리지 못하는 대상은 물건만이 아니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관, 신념 등 보이지 않는 사유 중에서도 버려야 할 게 많다.

인생을 한층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버려야 할 게 무엇일까.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놀라운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진행한 사람이 세계적인 석학에게 물었다.

"인생을 바꾸기 위해 딱 한 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당신은 무엇을 버리시겠어요?"
-예스맨을 버리면 진짜 친구가 보인다.
-쓸데없는 소음을 버리면 진짜 생각을 얻는다.
-나를 비웃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버려라.
-할 일로 꽉 찬 당신의 스케줄을 비워라.

덧셈만을 외치는 포화된 세상에서, 이제는 제대로 된 뺄셈을 실천하는 내가 되어야 한다. 그것은 우리 삶에 마치 '순간 멈춤' 기능을 실행하듯 인생을 되돌아 보는 기회가 된다.

술잔은 비워야 채워지고 마음은 비워야 행복해진다. 사랑은 자주 표현을 해야 깊은 맛이 나고, 이별은 짧을수록 아픔의 상처가 줄어든다. 사랑은 보듬을수록 뜨겁고, 이별은 잦을수록 아프게 마련이다. 행복은 기뻐할수록 커지고, 불행은 불행하다고 느낄수록 슬프진다.

이 세상에서 영원한 일은 없다. 어떤 어려운 일도, 어떤 즐거운 일도 영원하지 않다. 모두 한 때다. 덜 가지고도 더 큰 풍요를 느끼는 삶이 아름답다. 그래서 버리고 또 버리는 맑은 가난은 넘치는 부유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하다.

|박종국에세이칼럼 202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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