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아닌 독수리
어떤 사람이 산에 갔다가 독수리 알 하나를 주웠다.
그는 그 알을 집으로 가져와서 닭이 알을 품는 둥지 속에 함께 두었는데, 닭은 그 알을 달걀과 함께 품었다.
얼마가 지난 후 병아리들이 알을 깨고 나왔다.
독수리 알에서는 독수리가 나왔다.
그런데 그 독수리는 자신이 독수리라는 걸 알지 못했으므로 닭 흉내를 내며 병아리와 함께 자랐다.
부리로 땅속 벌레를 잡아먹는가 하면, 정확한 음성은 아니지만 꼬끼오! 하고 울기도 했다.
그리고 큰 날개를 푸드덕거림까지 닮아갔다.
물론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생김새가 닭들과 많이 다르다는 생각했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독수리는 한평생 자신을 닭이라고만 했었다.
세월이 지난 후 독수리가 늙어 버린 어느 날이었다.
닭장에서 무심코 하늘을 바라보니 멀리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큰 새 한 마리가 유유히 날아다녔다.
그 새는 넓은 날래를 펼친 채, 아름답고도 위풍당당한 자세로 하늘을 선회했다.
"오, 참으로 멋진 분이시다! 저분은 도대체 누구일까?"
늙은 독수리가 그것을 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리자 곁을 지키던 닭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넌 저 분도 모른단 말이냐? 저 분은 새 중의 왕이신 독수리님이셔. 하긴 너처럼 못생긴 닭하고는 비교도 안 되지만."
만약 늙은 독수리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기의 모습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의심을 품어 보았다면, 그 독수리를 본 순간 진실을 깨달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늙은 독수리는 자기 자신과 그 독수리를 비교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자신을 닭이라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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