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나이를 가지면 존경받지 못할지언정 욕은 먹지 않아야 합니다. 소동파의 시에 표현된 설니홍조(雪泥鴻爪), '기러기가 눈밭에 남기는 선명한 발자국'이란 뜻입니다. 그러나 그 자취는 눈이 녹으면 사라지고 맙니다. 인생의 흔적도 이런 게 아닐까요? 언젠가는 기억에서 사라지는 덧없는 여로입니다. 좋은 일을 하면서 성실하게 살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지내는 일이 참 어렵습니다.
중국고사에 '강산이개 (江山易改) 본성난개 (本性難改)', '강산은 바꾸기 쉽지만, 본성은 고치기 힘든 것 같다'는 뜻입니다.
나이 먹을수록 본성이 잇몸처럼 부드러워져야 하는데, 송곳처럼 뾰족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 하고 일갈했을 때, 그의 친구가 "당신은 자신을 아느냐?" 라고 되물었답니다. 그때 소크라테는 "나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나 자신을 모른다는 걸 안다."라고 말했답니다. 자신의 부끄러움을 아는 게 본성을 고치는 첩경입니다.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사람은 다섯 가지를 잘 먹어야 한다고 씌였습니다.
1, 음식을 잘 먹어야 한다. 2, 물을 잘 먹어야 한다. 3, 공기를 잘 먹어야 한다. 4, 마음을 잘 먹어야 한다. 5, 나이를 잘 먹어야 한다.
이것이 건강한 삶의 비결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존경받는 삶의 길이기도 합니다. 중년의 나이를 넘으면 삶의 보람과 의미를 찾기보다는 존경을 받아야 합니다.
저는 '존경을 받지 못 할 지언정 욕은 먹지 말아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삽니다.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은 "스무 살의 얼굴은 자연의 선물이고, 쉰 살의 얼굴은 당신의 공적이다" 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중년 이후의 얼굴은 그 사람 인생에 대한 결과입니다. 그러므로 나이를 잘 먹는다는 게 정말로 어렵습니다.
따라서 큰 업적이나 칭찬받기보다는 지탄을 받지 않고, 상대방에게 상처 주지 않는 인생이 더 위대한 삶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