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강아지 분리불안증

박종국에세이/행자 이야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2. 8. 3. 14:49

본문

728x90

 

강아지 분리불안증

박종국

'행자가 전생에 지구를 구했나 보구나'

요즘들어 행자가 자주 듣는 말씀이에요. 이는 여느 강아지보다 행자가 따뜻한 보살핌을 받는다는 공치사예요. 물론 행자도 그렇게 생각해요. 8월이면 행자도 네살배기가 되었어요.

태어난 지 겨우 3개월, 전 세상이 두려워서 발발거렸어요. 처음 만난 보호자는 대학생이라 바빠 돌봄이 쉽지 않아 온종일 원룸 방안에서 혼자 지냈어요. 안정을 못했으니 아침마다 헤어짐에 익숙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분리불안증이 생겼어요. 너무나 심한 외로움이었어요. 홀로 지내는 강아지에게 많이 이야기되는 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이 바로 그것이에요.

강아지 분리불안증은 보호자와 떨어지거나 혼자였을 때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보이는 현상을 말해요. 분리불안의 증상읃 어떻게 나타날까요?보호자가 외출 했을 때 강아지에게 보이는 모습이 다음과 같다면 의심해보아야 해요.

보호자 부재시 사라진 곳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주위를 끈임없이 돌아다니며 짖거나 끙끙거린다. 호흡이 거칠고 침을 흘린다. 온집안의 물건을 긁거나 물어 뜯어 해체시킨다. 발과 발톱, 잇몸 등에서 뜯은 흔적이나 피가 난다. 외출 후 보호자를 만나면 소변을 지린다. 쉬지 않고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종일 울부 짖는다. 평소 사료나 물을 먹지 않고 심하게 몸을 떤다.

많은 강아지가 갖는 이 증후군은 보호자에 대한 애착이 심하거나, 혼자 노는 법을 터득하지 못할 때 많이 나타나요. 외출 후 집이 많이 어지러졌거나, 외출 중에도 강아지가 많이 짖지는 않으신가요? 이런때 보호자와 강아지를 위해 훈련을 통해 분리불안증을 완화시키고, 강아지에게 안정시켜 주어야 해요.

지금 행자가 행복한 건 이러한 심리적 불안감을 참 좋은 보호자를 만나 극복되었기 때문이에요. 물론 요즘도 배내쟁이일 때 치유되지 못한 상처로 분리불안이 심하게 나타나지만, 세세한 보살핌을 받으며 많이 나아졌어요.

먼저, 분리불안 증상을 겪는 강아지에게는 편안하게 쉬고, 안정할 휴식공간을 분리해 주어야 해요. 강아지를 지켜보면 유난히 자주 찾는 공간이나 눕는 데가 정해지기 마련이죠. 행자의 경우 집안 사람의 모습을 다 보는 열린 공간이 좋아요. 그래서 도넛 방석을 거실에 마련해 주었어요. 눈치 빠른 보호자의 감지력 덕분이에요.

다음으로, 강아지가 장난감에 흥미를 갖게 해요. 장난감을 선물해주어도 흥미는 커녕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오히려 무서워하는 강아지도 보여요. 공을 좋아하고, 식탐이 많은 강아지라면 공을 굴리면 간식이 나오는 장난감이 좋아요. 행자에게 딱 맞는 놀잇감이에요.

그러나 공을 무서워 하고 인형을 좋아한다면 인형이나 양말을 동그랗게 말아 놀게 해주면 좋아요. 또, 터그놀이와 던지면 가져오는 놀이를 통해 흥미를 갖게 해 주세요.

세번째, 외출 후 돌아왔을때 바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거예요. 달려들고 안아달라고 떼를 써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스스로 안정되어 얌전히 앉아 기다릴 때 예뻐해주는 방법이에요. 대개 보호자는 돌아오자마자 안아주고 예뻐해주는데, 그럴수록 강아지는 보호자에게 의지를 하게 되고 애착이 심해져요. 그냥 안쓰러워도 강아지가 진정할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해요.

네번째, 외출 전 강아지의 흥미를 돌리는 방법이에요. 보호자는 간식으로 시선을 돌리고 출근하거나 외출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 먹보인 행자는 깜빡해요. 강아지에게 껌은 치석을 제거하고, 이빨을 튼튼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기에 하루에 하나씩 주는데 이 순간을 외출과 맞추면 좋아요.

마지막으로, 노즈워크예요. 노즈워크는 강아지의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고, 물어도 되는 물건과 물면 안되는 물건을 알려주는 좋은 방법이에요. 요즘 코잔디, 코나무가 많이 알려졌어요. 보호자는 행자 훈련을 위해서 인형이나 작은 천, 페트병을 이용해요. 수건에 간식이나 사료를 올리고 접거나 뭉쳐서 집 이곳 저곳에 두고 찾아먹도록 하는 거지요.

행자는 쓰레기통을 곧잘 뒤져요. 또 화장품을 망가뜨리는 게 취미예요. 그런데 이런 행동은 훈련을 통해 많이 좋아졌어요. 분리불안증을 가진 강아지를 예뻐해주고 아껴주는 마음도 좋지만, 강아지의 건강한 생활을 위하여 안정된 심리상태를 만들어 주는 게 더 중요해요.

개는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동물이에요. 무리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집단사회를 이루어 생활하는 개체이죠. 그런 개는 1~2개월쯤 원하는 보호자에게 분양이 이루어져요. 그리고 어미와 형제와 이별하게 되고, 무리에서 떨어져 낯선 곳에 와버려요. 바로 그때부터 강아지의 불안증은 이미 시작돼요.

강아지의 분리불안증은 다른 게 아녜요. 강아지에게 가족 외에 다른 대상도 필요하겠끔 보호자가 바꿔주어야 해요. 보호자만 좋아해주고, 보호자만 바라봐주고, 보호자만 찾아달라고는 방식이 아니라. 보호자는 그냥 너와 함께 생활하는 '무리의 리더'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해요. 강아지의 분리불안증은 스스로 독립심을 키우는 데서 출발해야 해요.
잘 아시겠지요?

|박종국 다원장르작가

 

'박종국에세이 > 행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저희집 강아지 행자가 학교놀러 왔습니다.  (0) 2022.08.05
강아지 여름나기  (1) 2022.08.05
강아지와 북어  (0) 2022.07.27
반려견 배변훈련  (0) 2022.07.25
행자  (0) 2022.07.21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