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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일

박종국에세이/박종국칼럼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2. 8. 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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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일

박종국

코로나19 팬데믹과 겹쳐 요즘 이웃과 부대끼는 일이 뜸하다. 그러니낀 문 닫으면 남이 되는 세상이다. 이제 대문을 나서면 무시로 만났던 골목이 사라졌다. 활기로 넘쳤던 골목에 잡풀이 진을 쳤다. 자가용이 걷는 사람을 그냥 두지 않는다. 사람이 주인 되지 못하는 세상, 인간존재의 의미가 빛바랬다.

뭐니뭐니해도 사람 사는 세상을 망치는 건 컴퓨터다. 첨단정보통신의 발달로 ‘평범한 능력을 가진 인간’은 점차 필요 없는 존재로 내몰린다. 회사 작업장에는 로봇이 일급 기술자가 되어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만들어냈다. 단지 편리한 생활을 위해서 만든 기계로 인해 되레 인간이 일자리를 빼앗기게 되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건물 하나를 짓는데 몇 십, 몇 백의 사람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많은 사람을 필요치 않다. 달랑 컴퓨터 한 대면 거뜬하게 해낸다. 다른 일도 마찬 가지다. 인간의 가치를 물질적 수치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만, 지금과 같이 능력만을 최고로 대접하는 세상이 계속된다면 머잖아 지구상에는 극소수의 천재만 필요하게 되고, 대부분의 인간은 설자리를 잃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인간이 얼마나 허약한 존재인지를 알게 되면 뜨악해진다. 인간은 모기의 침 한 방으로도 죽고, 멧돼지나 황소에 힘을 비할 바가 아니다. 하물며 호랑이나 표범의 민첩함에 따르지 못하고, 달리기도 말에 미치지 못한다. 냄새를 맡는다고 해도 개 코를 당해 낼 수 없고, 인간의 눈이 아무리 밝다고 해도 수탉보다는 못하다.

인간은 그렇게 밋밋한 존재로서 허약하다. 그렇지만 끈끈한 사랑으로 서면 그 모든 걸 가능케 한다. 그런 까닭에 느낌이 좋은 사람을 만나면 누구나 좋게 어울리고, 자잘하게 상대방을 잘 챙겨주는 사람과 나란히 서면 마음 푸근해진다. 먼저 알아서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나면 행복하다. 사람은 사랑 받는 존재다. 사랑을 베풀기에 더욱 능대하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알게 모르게 정도에서 많이 벗어났다.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난 기관차처럼 마주 보고 달리는 형국이다. 해서 언제 어디서 충돌할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순간을 산다. 어찌 보면 우리 사회가 이렇게 좌충우돌하는 이유는 그 동안 쉼 없이 달려온 결과다. 오직 일등만을 지상과제로, 남을 밟고 선 개념 없는 일을 자행했던 탓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만족하며 웃는 얼굴이 드물다. 조금만 비켜 서서 심호흡하면 세상이 달리 보이는데, 그저 죽자고 앞만 내달아 간다. 그런 사람은 사랑에 둔감하다.

사람 사는 일, 그다지 큰 의미부여를 할 까닭이 없다. 조그만 일 하나에도 크게 만족하며, 참 좋은 사랑을 우려낸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우리 사는 세상, 어렵고 힘들어도 꿋꿋하게 제 할 일하는 사람에게 보다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그는, 우리 사회 건강성을 대변하는 젊은이다.

두루 사랑하고픈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박종국에세이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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