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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배려

세상사는얘기/삶부추기는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1. 18.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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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배려

  우리 가족은 4층 빌라 맨 위층에서 삽니다.
  잘 알겠지만 천장 위가 바로 옥상인 경우,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덥습니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이라 오르내리기도 수월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맨 위층을 찾아 이사했습니다.
  경제적인 사정도 한몫했지만, 실상은 전에 살던 집에서 층간소음에 시달렸던 기억 때문입니다.
  그렇게 이사를 하고 몇 개월이 지나, 아내가 두 아이를 데리고 친정에 며칠 갔던 때였습니다.
  휴일이라 쉬는데 조심스럽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벌써 아내와 아이가 돌아왔나 싶어 문을 열었더니 아래층에 사는 노부부가 찾아왔습니다.
  “예, 어르신. 무슨 일인가요?”
  “아, 저, 그게. 아이들이…”
  “며칠 저희 아이는 지금 집에 없어서 조용했을 텐데요.”
  예전 층간소음에 시달리던 기억이 떠올랐던 저는, 혹시나 우리 아이땜에 층간소음으로 노부부가 올라오셨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요 며칠 애들 발소리가 안 들려서요. 혹시 어디 아픈 게 아닌가 걱정이 돼서 그만 실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찾아왔어요.
아이들 괜찮나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습니다.  
  아직도 세상에는 이웃을 걱정해주고, 배려해 주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아이가 집에 머물 때는 조심하면서 지내지만, 가끔 맛나는 반찬을 만들면 아래층 노부부에게 갖다 드리는 따뜻한 이웃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웃의 단점과 아픔도 감싸 안아야 합니다.
  이웃과 우리를 가로막은 단단한 벽을 통해서도 배려를 나누어야 합니다.
  미움보다 사랑을 전하는 따뜻한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인터넷서핑글, 정리;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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