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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세상사는얘기/삶부추기는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1. 1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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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박종국

항간에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가 화두로 떠올랐다. 여기서 삶은 가정, 취미, 공부, 휴식, 사랑 등 스스로를 위한 모든 시간을 가리킨다.

왜 워라밸인가?이제 가정을 위해 희생해 온 아버지 세대가 은퇴 후 가정에서 소외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잦은 야근, 회식

, 출장이 당연시 되던 시대에서 가장은 상대적으로 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아내와 자식과 친밀감을 쌓지 못한 결과, 심한 경우에는 돈 버는 기계 취급을 당하기했다. 그리고 은퇴 후 가족이 어색해하기에 집에 머무는 게 가시방석처럼 느껴진다.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이 된 기분도 든다. 악기를 다루거나, 요리를 하거나, 운동을 하며, 인생을 즐겨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아버지 세대를 봐온 까닭에 요즘 젊은이는 ‘워라밸’을 중요시한다

워라밸’은 ‘한번 뿐인 인생’을 의미하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의 약자)’가 중시되면서 더 강조되었다. 지난 2015년 서울대 학생이 9급 공무원을 선택하며, ‘저녁이 있는 삶’을 이야기해 워라밸 일상에 불을 지폈다. 이에 많은 구직자가 직장을 선택하는 데 워라밸을 중시하는 풍토가 형성되었고, 높은 연봉보다 상대적으로 연봉이 낮더라도 야근이 적은 쪽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구직자 400명을 대상으로 한 ‘입사 희망기업 연봉과 야근 조건’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5.5%가 ‘연봉 중간, 야근 적은 기업’을 선택했다. 이어 ‘연봉 낮음, 야근 없는 기업’ 22.8%, ‘연봉 높음, 야근 잦은 기업’ 11.8% 순으로 조사됐다. ‘연봉 중간, 야근 적은 기업’을 선택한 구직자는 그 이유로 ‘경제적으로 안정돼야 삶의 질이 높아져서’(29.8%)와 ‘취미활동 등 개인적 시간이 필요해서’(26.3%)의 응답을 비슷한 비율로 선택했다. 연봉과 퇴근 후 자기 시간을 절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워라밸 기업에 취업할 경우 받는 초봉 수준은 평균 2766만원이며, 기대하는 예상 평균 근무시간은 하루 8시간(41.8%)으로 집계됐다.

'높은 연봉과 저녁이 있는 삶 중 원하는 삶'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70.2%가 저녁이 있는 삶을 선택한 이유는  단하나다. 돈보다는 자기 시간을 갖는 직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을 볼 때 최근 '과로 사회'에서 벗어나고, 삶의 질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었다. 특히 젊은 직장인과 취업 준비생 사이에서 '워라밸'은 좋은 직장의 조건으로 떠올랐다. 이는 안정성과 보수 등을 직장 선택의 우선으로 여기던 부모 세대와 달리, 자기자신이 중요해 일로 자신의 삶을 희생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기업은 직원의 자기계발 및 여가 생활을 위해 다양한 휴가제도 실시로 기업제도가 바뀌었다. 안식휴가 제도가 대표적이다. 또, 국내의 한 대기업에서는 우리나라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을 무너뜨리고, 주 35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면서 '워라밸' 열풍에 동참했다. 이는 휴식이 충분한 삶을 제공하면서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그 결과 직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한편, 정부에서도 '워라밸' 확산을 위해 오래 일하지 않기, 똑똑하게 일하기, 제대로 쉬기 등을 실천 방안으로 제시했다. 오래 일하는 문화에서 벗어나 효율적인 근무 문화를 만들기 위한 '워라밸' 열풍. 사회 전반에 확산된다면 삶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고용노동부 역시 워라밸을 알리고 확산시키기 위해 일생활 균형 3대 핵심분야인 오래 일하지 않기, 똑똑하게 일하기, 제대로 쉬기를 삶에서 실천하도록 '일생활 균형 국민 참여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워라밸, 비단 젊은이만의 러브콜이 아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 전반에 높은 소득보다 여유로운 인생을 지향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증거다. 이대로 워라밸이 정착된다면 주4일제가 당연한 날도 머지않았다.  

|박종국에세이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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