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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세상사는얘기/소요유소요유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3. 1.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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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박종국

3월, 신선한 생각이 많은 달이다.
뭔가 새롭다는 느낌, 새로 시작한다는 설렘이 함께하는 달이다.
한 해는 1월 1일부터 시작하지만, 소소한 일상은 눈 녹고, 얼음이 풀리는 3월에야 비로서 기지개를 켠다.
강가를 거닐다 보면, 저만치 산등성이에 산수유 노랗게 피었고, 진달래도 수줍게 꽃망울 터트리고, 버들강아지 여린 새순을 내놓을 채비에 바쁘다.
그렇게 봄날 하루는 노루꼬리마냥 짧다.
지난해도 그랬지만, 올해도 코로나19 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마스크를 낀 채 3월을 맞았다.
학교는 아이들 맞은 준비를 다 마쳤다. 그래서 3월 첫 시작은 더 기대하게 된다.
녀석들과 학년말 방학을 하면서 새학년새학기에 만나자고 약속했었다.
그새 시샘달 2월은 후딱 지나쳤고, 물오름달 3월이 첫발을 내디뎠다.
산과 들에 물이 오르는 달, 요즘 같이 들쭉날쯕한 추위가 얼른 물러가고 따뜻한 봄이 왔으면 좋겠다.
  
즉, 1년 열두달 달이름을 보면, 해오름달(1월), 시샘달(2월), 물오름달(3월), 잎새달(4월), 프른달(5월), 누리달(6월), 견우직녀달(7월), 타오름달(8월), 열매달(9월), 하늘연달(10월), 마름달(11월), 매듭달(12월)이다.

또, 날짜 이름도 너무 재밋고 친근하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 엿새, 이레, 여드레, 아흐레, 열흘, 열하루, 열이틀, 열사흘, 열나흘, 열닷새, 열엿새, 열이레, 열여드레, 열아흐레, 스무날, 스물하루, 스물이틀, 스물사흘, 스물나흘, 스물닷새, 스물엿새, 스물이레, 스물여드레, 스물아흐레, 서른날, 그믐달(31일)로 일컫는다.

이렇게 예쁜 순우리말로 표현한 날짜 속에 담긴 그 뜻이 궁금하지 않을까?
월별 순우리말의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월 해오름달, 새해 아침에 힘차게 차오르는 달이다. 2월 시샘달, 잎샘 추위와 꽃샘 추위가 함께하는 겨울의 끝 달. 3월 물오름 달, 뫼와 들에 물이 오르는 달, 4월 잎새달, 물오른 나무가 저마다 잎을 돋우는 달, 5월 푸른달, 마음이 푸른 모든 이의 달, 6월 누리달, 온누리에 생명의 소리가 가득 차 넘치는 달, 7월 견우직녀 달, 견우직녀가 만나는 아름다운 달, 8월 타오름달, 하늘에서 해가 땅 위에서는 가슴이 타는 정열의 달, 9월 열매달, 가지마다 열매 맺는 달, 10월 하늘 연 달, 백두산에 우리나라가 열린 달, 11월 마름 달, 가을에서 겨울로 치닫는 달, 12월 매듭 달, 마음을 가다듬는 한 해의 끄트머리 달이다.

순우리말 날짜 표현을 정리하며서 보니 월별 이름이 예쁘고, 월별로 그 안에 담긴 뜻이 새롭다.
  
각자 생각이 다르겠지만, 어떤 달이 가장 마음에 와닿는가?
개적으로는 12월이 가장 와닿는다. 그 이유는 12월, 매듭 달을 소리내어서 읽어보면 애틋함이 느껴진다. 마음을 가다듬고, 또 한 해의 끝을 가다듬는 달이어서 그런 마음이 든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보면 좋았던 일도 많았지만, 슬프고, 아쉬웠던 일도 많았기에 12월이 가장 마음이 와닿는 게 아닐까?  

다시 3월을 생각해 본다.
참 많은 일을 새롭게 시작하는 달이다. 그래서 물오름 달이 아닐까?
온갖 새눈새순이 기지개를 켜는 신선한 달, 참한 생각 먼저 다져야겠다.

|박종국참살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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