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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손수건

세상사는얘기/소요유소요유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3. 1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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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손수건

한 남자가 플로리다로 가는 버스를 탔다.
그런데 여러 시간 동안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침울하고 근심에 싸였다. 초조하게 보이기도 했다.
어느 사람이 그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그는 마침내 굳게 닫혔던 입을 열고 자기 마음을 드러내었다.

"나는 죄를 짓고 4년 동안 뉴욕 형무소에서 감옥생활을 했습니다. 바로 지금 형량을 마치고 석방이 되어서 집으로 가는 길입니다.
나는 너무나 부끄러운 일을 저질렀기에 4년 전에 아내에게 나를 잊어버리고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라고 권유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아내로부터 아무 소식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출감하는 날이 가까워지고 딱히 갈 데도
마땅치 않은 나는, 일단 집으로 돌아가기로 작정했습니다.
내 집은 브로크릴이라고 하는 마을인데, 그곳은 차가 지나다니는 길가에 위치했습니다.
커다란 참나무 한 그루가 마을 어귀를 지킵니다.
나는 아내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내가 차를 타고 지나갈 때, 만일에 당신이 나를 맞아준다면 참나무에 노란 손수건을 하나 매달아 놓으라고, 그것이 나를 영접해 주는 표시인 줄 알고 집에 들어가겠다고 했습니다.
만일에 손수건이 없으면 이미 당신은 다른 사람과 결혼한 줄로 알고 그저 지나쳐서  내 갈 곳으로 가겠노라고 했습니다.
이제 내가 살던 집에 거의 다 왔는데, 걱정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차 안의 승객들은 마음이 초조했다.
모두 창 밖을 바라보면서 이제나 저제나 참나무가 보이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불현듯 차안에서 함성이 터졌다.
그 큰 참나무가 온통 노랗게 꽃이 피었다.
손수건 하나만 묶으면 혹시 남편이 못 보고 지나갈까 봐 아내가 그 나무에 온통 노란 손수건을 묶어놓았기 때문이다.

|박종국참살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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