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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여행간다고 발발대는 인간들

박종국에세이/단소리쓴소리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7. 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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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여행간다고 발발대는 인간들

박종국

"제주도는 비싸고, 일본이 저렴하대! 바가지 쓰느니 차라리 일본으로 가는 게 낫대!"
라며 대놓고 일본 여행을 부추기는 기사가 많다. 그러니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온 요즘, 여지없이 악마의 속삭임으로 똑같은 기사를 내보낸다.

"후쿠시마 핵폐수와 노재팬을 잊었냐?"
라는 채근은 일단 접어두고, 먼저 지인 이야기를 들어보자.

"내 형제자매는 나이가 많아 다들 암투병 중이거나 암에 대한 병력을 가졌지요. 그래서 가족력인가 보다 생각했어요. 그 어떤 원인으로 그런 가족력이 생겼을까 생각하다 부친이 돌아가실 무렵 해주신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부친은 일제에 징용돼 히로시마와는 좀 떨어진 곳에서 공장일을 했다는데, 일본에 원폭이 투하되고, 전쟁이 끝나면서 귀국길에 올랐어요. 기차로 항구까지 가는 길에 히로시마를 지날 때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예사롭지 않았대요. 그런데, 기찻길 옆 초목이 온통 빨갛더라고 하셨죠.

모친만 빼고 가족 모두 피부가 좋지 않은 공통점으로 보아 당시에 피폭이 되었다는 결론이 났어요. 우리 가족이 암투병으로 고생한 건 원자탄 피폭때문이에요. 이럴진대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북 치고, 장구를 쳐요. 참, 일본을 너무 쉽게 생각해요. 그게 안타까워요."

당장에 내 이모부가 월남참전용사인데, 팔순의 나잇살에도 고엽제후유증으로 대구보훈병원에 입원해 계시고, 이모를 제외한 따님 셋 모두 후유증이 나타났고, 손자손녀마저 피부병으로 온전치 못하다. 이렇듯 피폭의 결과는 대를 이어 발병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단지 물가가 싸다는 이유만으로 일본에 여행가겠다고?안 말린다. 넉넉잡고 길게 다녀와라. 특히 삼시세끼 수산물 많이 먹고, 잽싸게 나다니며 공기도 많이 마셔라. 그곳 공기는 공짜니까. 딴은 즐겁겠다. 시간내서 후쿠시마현은 필수코스로 갔다와라.

설핏 인터넷신문 보니 일본 후쿠시마 인근 미야키현 의회에서 방사능 오염수 방류 반대 의견서를 의원 만장일치로 가결했다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그런데도 춘천시 의회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는 의원의 소신행동이 징계 사유가 되고, 신상발언도 징계회부되었으며, 결의안은 상정조차 못하고, 의장직권으로 부결되었다. 실로 가관이다.

그래도 일본으로 여행가겠다고 버럭댈텐가?

|박종국 다원장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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