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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세상이다

박종국에세이/단소리쓴소리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7. 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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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세상이다

박종만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판단하려 할 때 위험하다. 더구나 지도자가 되었다면 끔찍한 일이다. 그들은 온갖 편견과 선입견, 고정관념과 확증편향을 채택한다. 이들은 사유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사유하는 능력이 없고 공감할 줄 모르는 사람은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편견과 선입견, 고정관념과 확증편향은 지난날 우리의 인간다움을 지켜온 이성과 지성, 다양성과 관용을 파괴해 온 흉기이다. 이것은 우리를 편 가르게 만든다. 상대를 평가 절하한다. 상호 존중과 평등한 관계를 파괴한다. 결국 자신만의 특권과 이익을 지속시키기 위한 도구나 기술로 사용한다. 공감하는 바 있어 감신대 박충구 교수의 글을 옮겨 본다.

무서운 세상이다.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 확증편향을 많이 가진 사람은 무섭다. 이런 사람이 사람을 차별하고 혐오하고 학대하기 때문이다.

예수는 진리를 알면 그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한다고 하셨다. 진리를 알았다면 온갖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 확증편향에서 벗어나다는 뜻도 된다.

종교의 지도층에 속한 사람이나 종교에 충성하는 사람 중엔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 확증편향에 사로잡힌 이들이 너무나 많다. 이들은 종교에 헌신하는 듯 하지만, 실상 편협으로 인해 종교를 파괴한다.

죄와 악을 제어하기 위해 권력을 행사하는 검사에게는 인간 존중의 정서보다 인간 혐오가 학습되었다. 선과 악을 분별해야 하는 성직자 역시, 인간 존중보다는 정신적으로 인간을 지배하려는 의지가 학습되었다. 한편은 주어진 권력으로 사람을 지배하고, 다른 편은 현실적 권력 없이 사람을 지배하려 든다. 둘 다 비민주적이기 쉽다.

검사나 목사나 주어진 귀한 사회적 소명을 수행하면서 스스로 사유하지 못하고, 사유 능력이 모자라 누군가의 기술을 배우는 경우, 그것이야말로 타락의 지름길이다. 타락한 이들에겐 사유란 인간다움의 본질이 아니라, 번거로운 우회로이거나 훼방꾼처럼 여겨진다. 이 지경에 이르면 사람은 독서 하지 않고 '사유의 표절꾼'이 된다.

독서 하지 않는 사람이 선과 악을 판단하려 할 때, 사유의 능력이 결핍된 인간이 죄와 악을 판단하려 할 때, 가장 손쉬운 길은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도구와 기술을 제 것처럼 사용한다. 그 결과 스스로 사유하지 못하고 온갖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 확증편향을 채택한다.

사실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 그리고 확증편향은 지난날 우리의 인간다움을 지켜온 이성과 지성, 다양성과 관용을 파괴해 온 흉기였다. 그것은 우리를 편 가르게 만들고, 경쟁에서 상대를 열등하다고 평가 절하하고, 상호 존중과 평등한 관계를 파괴함으로써 자신만의 특권과 이익을 지속하기 위한 도구나 기술이었기 때문이다.

파스칼은 자연 - 우주가 가진 힘 앞에서 한없이 무력한 인간이 사람됨의 품위와 존엄성을 지키는 건 인간은 자신이 언젠가 죽을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의식하고 의미를 찾아 사유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우리에게 잘 사유할(think well) 걸 권했다.

돈과 권력은 사유의 힘에 비할 수 없는데도 많은 이들이 돈과 권력에 집착해 온 사람을 자기와 자기 자식이 따라야 할 모델로 여긴다. 그러다 보니 자신과 제 자식이 인간이 아니라 짐승으로 변해간다. 짐승은 다른 짐승을 공격하여 쓰러트리고 산 짐승의 살을 물어뜯어 잡아먹는다. 먹잇감의 비명도, 먹잇감이 흘리는 피눈물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현 정권과 그의 지지자 면모를 보면 소름이 끼칠 정도로 비인격적이다. 레비나스의 개념을 빌린다면 인간의 얼굴이 없다. 타인의 요구에 응답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타인과 만나면서 타인의 요구를 헤아리지 못한다면 그는 인간다움이 없다. 타인의 생명을 향한 공감 능력과 사유 없는 짐승에 가깝기 때문이다.

자기 국민이 수재로 사랑하는 이와 삶의 터전을 잃고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서도 급히 달려가 봐야 뭐 할 일이 있었겠느냐고 반문하는 건 사람의 생각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다. 우리는 다시 한번 더 이 정권의 핵심부가 얼마나 사람다운 사유 능력을 결핍하고 있는지를 보았다. 이 권력 집단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안전을 지켜야 할 헌법적 책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생각해 보니 가난한 자, 노동자, 희생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대통령의 어록이 대부분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 확증편향에 속한다. 이젠 그와 그의 집단이 우리의 수호자가 아니라 공격자로 돌변할까 하여 무서워진다. 무서운 세상이 어서 지나가기를 빌며, 페친께서도 각자도생 잘하시길 빈다.

|페친 최옥경 님 페이스북에서 담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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