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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니홍조(雪泥鴻爪 )

세상사는얘기/소요유소요유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8. 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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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니홍조(雪泥鴻爪 )

박종국

중년의 나이를 가지면 존경받지 못할지언정 욕은 먹지 않아야 한다.
소동파의 시에 표현된 설니홍조(雪泥鴻爪), '기러기가 눈밭에 남기는 선명한 발자국'이란 뜻이다. 그러나 그 자취는 눈이 녹으면 사라지고 만다.
인생의 흔적도 이런 게 아닐까?
언젠가는 기억에서 사라지는 덧없는 여로이다.
요즘 세상 좋은 일을 하면서 성실하게 살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지내는 일이 쉽지 않다.

중국고사에 '강산이개 (江山易改) 본성난개 (本性難改)'는 '강산은 바꾸기 쉽지만, 본성은 고치기 힘든다'는 뜻이다.

나이 먹을수록 본성이 잇몸처럼 부드러워져야 하는데, 송곳처럼 뾰족해지는 경우가 많다.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 하고 일갈했을 때, 그의 친구가  "당신은 자신을 아느냐?" 라고 되물었다.
그때 소크라테는 "나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나 자신을 모른다는 걸 안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부끄러움을 아는 게 본성을 고치는 첩경이다.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사람은 다섯 가지를 잘 먹어야 한다고 씌였다.

1, 음식을 잘 먹어야 한다.
2, 물을 잘 먹어야 한다.
3, 공기를 잘 먹어야 한다.
4, 마음을 잘 먹어야 한다.
5, 나이를 잘 먹어야 한다.

이것이 건강한 삶의 비결이다. 또한 우리가 존경받는 삶의 길이기도 하다. 중년의 나이를 먹으면 삶의 보람과 의미를 찾기보다는 존경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존경을 받지 못 할 지언정 욕은 먹지 말아야겠다'는 소신을 가지고 산다.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은 "스무 살의 얼굴은 자연의 선물이고, 쉰 살의 얼굴은 당신의 공적이다" 라는 명언을 남겼다.
중년 이후의 얼굴은, 그 사람 인생에 대한 결과이다. 그래서 나이를 잘 먹는다는 게 정말로 어렵다.

따라서 큰 업적이나 칭찬받기보다는 지탄을 받지 않고, 상대방에게 상처 주지 않는 인생이 더 위대한 삶이 아닐까.

|박종국참살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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