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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총리 타게 엘란데르

세상사는얘기/삶부추기는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9. 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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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총리 타게 엘란데르



스웨덴은 1인당 국민소득이 무려 5만달러가 넘을뿐더러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다.
이뿐만이 아니라 스웨덴은 전 세계에서 국민행복지수, 반부패지수(국가청렴도 지수)는 최상의 순위다.
그러나 불과 80여년 전만 해도 스웨덴은 가난, 실업, 빈부 격차, 좌우 갈등, 극심한 노사 분쟁으로 그야말로 절망의 나라였다.

특히, 노동손실일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을 정도로 노사 분규가 극심한 국가였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꿈꾸는 나라로 변모되었다. 이처럼 많은 국가와 국민이 부러워하는 스웨덴을 일구어 내는데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정치인 '타게 엘란데르'이다.

스웨덴에서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 누군지 물어보면 대답이 한결 같다.

1946년 45세부터 23년간 총리를 지낸 '타게 엘란데르'(1901~1985) 그는 재임 중 11번의 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고, 마지막 선거에서는, 스웨덴 선거 사상 처음으로 과반을 넘는 득표율로 재집권한 후, 후계자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떠난다. 정말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20여 년의 장기 집권이 가능하도록 스웨덴 국민이 신뢰를 보낸 이유가 무엇일까.

1. 대화와 타협

타게 '엘란데르'는 청년시절 급진주의 활동을 한 좌파 정치인이다. 그래서 총리로 선출되었을 때 국왕과 국민은 많은 걱정을 했다. 특히 노사분규로 힘들어 하던 경영자의 거부감은 대단했다.

그러나 취임 후 그의 행보는 전혀 달랐다. 야당인사를 내각에 참여시키고, 경영자에게 손을 내밀어 대화를 한 후, 노조 대표와 함께 3자회의로 노사 문제를 해결한다.

대화정치를 상징하는 게 바로 '목요회의'이다.
매주 목요일 스톡홀름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위치한 총리 별장에 정·재계, 노조 인사를 초대해 저녁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눈다.

국회의원, 지방의원, 경총, 노총 대표, 등 안 가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목요회의'는 성공한 걸 보여 주기식 대화가 아닌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진정성 때문에 가능했다.

국민을 행복하게 만든 복지 제도도 대화 정치 덕분에 가능했다.

2. 검소한 삶

스톡홀름 남쪽 린셰핑이라는 작은 도시. 그곳에 '타게 엘란데르'의 아들 부부가 산다.
아들은 대학 총장을 역임한 후, 아버지가 살아온 길을 책으로 발간했다.

아들 부부가 들려주는 부모님의 이야기는 동화 속의 이야기처럼 감동의 연속이다.
'엘란데르'는 최고 권력자이지만 검소하게 살았다.

총리시절에도 이십 년이 넘은 외투를 입고, 신발도 구두 밑창을 갈아가며 오래도록 신었다. 검소함은 부인도 똑같다.

집권 23년 동안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던 옷은 단 한 벌이었다. 아들부부는 부모님이 국민을 생각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씀 하셨다며 검소함은 두 분의 삶의 전부라고 자랑스러워했다.

3. 특권 없는 삶

“부모님은 총리시절에도 관저 대신 임대 주택에서 월세를 내고 살았습니다. 출퇴근도 관용차 대신 어머니가 직접 운전하는 차를 이용했습니다.”

임대 주택은 자신의 재임 시절 서민을 위해 지은 아파트이다.
그는 특권을 버리고, 국민의 삶속으로 들어와 친구처럼, 다정한 이웃처럼 지냈다.

1968년 국민은 다시 한 번 깜짝 놀랐다.
'타게 엘란데르'가 총리를 그만둔 후 거처할 집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당원이 급히 돈을 모아 집을 마련했다.

스톡홀름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인 봄메쉬빅, 한적한 시골 마을이다.

총리 부부는 마을 호수가 옆 작은 주택에서 16년을 살았다.
그런데 총리 시절보다 더 많은 사람이 찾아 왔다.

재밌는 사실은 지지자보다 반대편에 섰던 사람이 더 많았다고 한다.
진심이 통한 거다.

4. 정직한 삶

아들 부부가 또다른 일화를 소개했다.

어머니 '아이나 안데르손'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고등학교 화학 교사로 총리 시절에도 학교에서 아이를 가르치는 평범한 삶을 살았습니다.

'엘란데르'가 퇴임한 후 어느 날, 부인이 정부부처 장관을 찾아 갔습니다. 그녀의 손에는 한 뭉치의 볼펜 자루가 들렸습니다.

장관이 반갑게 인사하며 방문 이유를 묻자 볼펜 자루를 건냈습니다.
볼펜에는 ‘정부부처’ 이름이 쓰였습니다.

“남편이 총리시절 쓰던 볼펜인데, 총리를 그만 두었으니, 이제는 정부에 돌려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 이야기를 들려주던 아들 부부가 그리움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부모님의 삶은 겸손, 그 자체입니다. 당신을 이해 합니다. 당신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당신을 위해 돕기를 원합니다. 이런 부모님과 함께 했다는 게 너무나 감동스럽습니다.”

'타게 엘란데르'는 떠났지만, 23년동안 국민을 위한 그의 헌신은 스웨덴 정치의 교과서로 자리 잡았고, 세계 최고의 행복한 나라로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 이 글은 카친 '시와음악사이'님께 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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