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으로 야심한 밤

불면으로 야심한 밤

박종국

쉬 잠들지 못했다. 누우면 5분이내 코까지 골면서 숙면하는데, 글피부터 밤에 전혀 잠이 안 온다. 잠자려고 별짓을 다해봤지만, 눈만 말똥말똥하다. 뮛때문일까?커피 대여섯 잔을 마셔도 상관없이 잠만 잘 자는데, 아무튼 새벽 2시 30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선잠이다.

불면증일까?한때 지독한 변비로 고생했는데, 불면도 그에 못지 않는 고통이다. 변비의 원인은 근 13년에 걸쳐 혈압약을 복용한 탓이었다. 급기야 하루 물을 2리터나 마시고, 섬유질이 많은 야채를 먹음으로써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그런데 실상은 그보다 아들이 넌지시 챙겨준 유산균 덕분이었다).

일반적으로 불면증은 적절한 환경과 잠잘 조건이 갖추어졌으나 2주 이상 잠들지 못하는 걸 의미한다. 불면증 환자는 잠들기 힘들거나, 야간에 자주 깨고, 새벽녘에 일어나 잠을 설친다. 조사해보니 불면증은 일시적 불면증과 단기 불면증, 장기 혹은 만성 불면증으로 세 가지 형태다.

그런데 나는 '일시적 불면증'으로 며칠간 지속되는 경우다. 보통 수면 주기의 변화, 스트레스, 단기 질병에 의해 발생한다. 또, '단기 불면증'은 2주에서 3주까지 불면이 지속되는데, 스트레스나 신체적, 정신적 질병과 관련된다. 불면증이 몇 주 이상 지속된다면 '불면증'이다. 매일 밤, 대부분의 야간 시간대 혹은 한 달에 여러 번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포함하여 원인이 여럿 겹친다.

증상을 보니 쉽게 잠을 들지 못하고, 잠이 들어도 자주 깬다. 이른 새벽에 잠을 깨어 다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등 다양한 양상이 되풀이되었다. 불면증이 지속되면서 정신적, 신체적 질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동물 실험에서 잠을 못 자도록 수면을 박탈하면 쇠약한 모습, 음식 섭취의 이상, 체중 감소, 체온 저하, 피부 장애, 심한 경우 사망까지 초래한다는 연구 보고다.

이같이 그 원인을 빤히 알고서도 쉽사리 잠들지 못하니 신경이 곤두선다. 게다가 며칠전 '저질스런 정치행보'를 지켜보면 같잖은 스트레스를 받았기때문이기도 하다. 너무나 격이 떨어지는 삼류패당정치를 지켜보자나 불끈 혈압이 돋았다. 어쩌면 이 땅의 허튼 정치모리배가 국민의 수명을 쥐락펴락하는 꼬락서니다.

누굴 탓하겠는가?나랏님은 '각자도생'을 명하는 이때, 불면증도 다분히 개적책임이다. 그러니 그 원인이 생활습관이나 환경적 요인이든, 신체적 심리적 요인이든, 불면증의 원인을 밝히고 원인을 제거하는 게 우선이다. 그래서 나만의 방책을 생각해봤다. 먼저, 오래 누웠다고 좋은 게 아니라, 짧더라도 깊은 잠을 자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또 쾌적한 수면을 위해서는 올바른 수면 습관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이 밖에도 약물 치료, 인지행동 치료, 이완 요법, 자극 조절법 등을 챙겨봐야겠다. 한편, 수면 일지를 적어보면 수면의 문제점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 수면 일지에는 잠자리에 드는 시간, 일어나는 시간,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마신 횟수, 하루 동안의 운동량 등을 기록하는 게 좋겠다(그나저나 나의 근본적인 불면의 원인은 시도때도없이 책 읽고, 글을 쓰는 고약한 생활습관때문이다).

인터넷 서핑으로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불면증 처방전이 눈에 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쉽게 잠들지 못하는 동병상련하는 분은 참고하여 꿀잠을.

불면증 주의사항이다.

① 잠자리에 들기 6시간 전부터는 커피나 홍차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을 피한다.
② 잠자리에 들기 2시간 전부터는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지 않아야 한다.
③ 규칙적으로 적당한 운동을 하면 수면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자기 전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한다.
④ 가능한 낮잠을 자지 않는다. 만약 낮잠을 자는 습관을 가졌다면 매일 같은 시간에 자도록 한다.
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온수 목욕이나 독서를 하는 등과 같은 규칙적인 습관을 만들면 도움이 된다.
⑥ 졸음이 오기 시작할 때만 잠자리에 든다. 잠자리에서 책을 보거나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다. 침대는 오직 잠을 자기 위한 용품으로만 사용해야 한다.
⑦ 언제 잠들었는지에 상관없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야 한다.
⑧ 되도록 수면제를 피한다.

새벽 3시 10분이 막 지났는데도 아직 나는 눈이 말똥말똥하다. 어제 개교기념일이라 하루 쉬어서 아침출근하자마 해야 할 일이 산더미같이 밀렸는데.

|박종국참살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