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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빼고 광내고

박종국에세이/생활건강상식2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9. 2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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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빼고 광내고

박종국

추석무렵이다. 예전에 이즈음이면 추석차람을 하기에 앞서 추석빔도 마련하고, 가족 모두 목욕탕으로 가 묵은 때로 밀고, 머리 손질도 했다. 주변에 목욕탕도 없을뿐더러 아까운 목욕비 들여가며 목욕하지 않았다. 그땐 소죽솥에다 물을 데워 집에서 목욕했다. 하물며 애써 머리 깎는다고 이발소에 가지 않고 집에서 '바리깡'(이발기계)로 스님머리처럼 박박 밀었다

한데 지금은 한 집 건너 한 집이듯 목욕탕이고 사우나다. 게다가 내가 사는 고장에는 국내유일의 78°유황온천이 턱 버티고 앉았으니 중학교 이후로는 목욕하면 부곡온청탕이었다. 그러니 자연 지역의 목욕탕은 시시해서 가기를 꺼렸다. 그나마 십여년전부터 타향살이를 하는 지금은 온천욕보다 인근 사우나에 자주 간다.

오늘도 아들과 함께 사우나에서 온탕에 푹 담궜다가 때 빼고 광내서 추석차림을 했다. 평소 거의 날마다 아침운동을 마치고 사우나를 했는데, 묵은 때가 일제히 밀렸다. 사타구니와 옆구리에는 가히 우동사리가 말렸다. 평소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때문이다.

그나저나 추석을 앞두고 목욕세례를 하는 기분, 더없이 좋았다. 더욱이 아들과 동행해서 부자애(愛)가 살갑고, 따스했다. 발가벗고 나란히 앉으니 세상 부러울게 없었다. 이 행복은 아들이 장가갈때까지는 계속될 거다. 장가들면 며느리 남편이니 그때부터는 꼭 혼자서 사우나에 갈 결심이다.

아무튼 추석연휴를 맞이하여 몸과 마음을 말갛게 씻었다. 개운하다.

|박종국참살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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