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치아건강 2080

박종국에세이/생활건강상식2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11. 15. 09:44

본문

치아건강 2080

박종국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 청소년의 치아 상태가 맨 꼴찌란다. 정말 긴장되는 얘기다. 사는 형편이 나아졌다지만, 오히려 먹을거리는 건강을 해치는 쪽으로 치우쳤다. 더욱이 바쁘게 사는 요즘, 손쉽고 편한 먹을거리만을 찾는다. 그러다 보니 자연 땅에서 나는 알곡과 푸성귀가 푸대접이다.

시간 절약되고, 영양 좋고, 가격 싸다면 마다할 까닭 없다. 하지만 그러한 즉석식품(Fast Food)은 바쁜 성인에게만 받아들여져야 한다. 성장기 아이는 가능한 신선한 제철먹을거리를 챙겨줘야 한다. 자애로운 어머니 손길은 잡다한 질병을 자정시키고, 내성을 길러준다.

한참 지난 이야기다. 교실에서 쌀을 볶았다. 톡톡 튀며 고소하게 익어 가는 냄새가 솔솔 풍겨났다. 메주콩과 땅콩도 볶았다. 노릿노릿하게 볶아 한 숟가락씩 입에 넣고 꼭꼭 씹었다. 그런데 아이들은 볶은 쌀 씹기를 주저했다. 마치 못 먹을 음식인양 뱉어내는 아이가 대부분이었다. 맛도 없고, 딱딱하다고 투덜댔다. 하기야 요즘 어느 가정에서 쌀을 볶겠는가. 그것도 단맛은 일체 넣지 않고 볶았으니 입맛에 맞을 리 없다.

잠시 후, 한 아이가 용감(?)하게 씹어보고는 '고소하다'는 반응을 보이자, 그때서야 덩달아 입을 오물거리며 씹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빨이 아프다는 하소연했다. 이빨에 쌀알이 끼었다고, 잘 씹혀지지 않는다는 불평이었다. 난감했지만 입안에 든 쌀은 꼭꼭 씹어라 강요(?) 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는 하나같이 잇몸이 약하다. 그 이유는 단하나, 음식 탓이다. 부드러운 음식, 쉽게 씹히는 음식만을 애써 먹였기 때문이다.

교실에서 콩 볶는 이유는 딴 게 아니다. 요즘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은 대부분 맛나고 부드럽다. 햄버거, 피자, 핫도그, 소시지, 햄 등 가공식품은 치아를 단단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음식이 아니다. 대게 잇몸이나 음식을 씹는데 필요한 골격을 다져주지 못한다.

아이의 치아 상태가 걱정된다. 열 두엇살, 이빨을 온전하게 가진 아이가 서넛 뿐이다. 대부분 삭은 이, 뽑아야 할 이, 충치로 엉망이다. 치아는 오복 중에 하나라고 할 만큼 이빨은 평생을 두고 소중하게 간직해야할 재산이다. 그냥 두고 볼 일이 아니다.

하여 아이를 사랑한다면 먼저 좋은 이빨을 갖도록 보살펴야 한다. 이빨을 튼튼하게 하려면 딱딱한 음식을 함께 챙겨먹는 게 좋다. 이빨 건강을 위해 씹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2080의 법칙이 치아건강에도 바로 적용된다. 20살 건강한 치아 80까지.

어린 시절, 냇가에 옹기종기 모여 콩 볶았던 기억이 새롭다. 그때는 신나는 군입거리였으나, 지금은 까맣게 잊혀진 추억이다.


|박종국에세이칼럼

'박종국에세이 > 생활건강상식2'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급식자원봉사  (2) 2023.11.28
금주금연, 5년  (1) 2023.11.15
'오이물'을 마시면 나타나는 놀라운 효능  (0) 2023.11.13
때 빼고 광내고  (0) 2023.09.28
건강에 좋은 생활습관 6가지  (1) 2023.09.24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