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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스톡홀름 증후군

박종국에세이/단소리쓴소리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11. 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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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스톡홀름  증후군

박종국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은 인질이 범인에게 동조하고 감화되는 비이성적인 심리 현상이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변호하는 현상이며, 인질이 아니더라도 일부 매맞는 배우자나 가족의 일원, 학대받는 아이도 이와 유사한 심리 상태를 나타낸다. 반대로 리마 증후군*은 범인이 인질에게 동화되는 심리 현상이다.

이 용어는 1973년 8월 23일부터 8월 28일까지 스톡홀름 노르말름스토리(Norrmalmstorg)의 크레디트반켄(Kreditbanken) 은행을 점거하고 은행 직원을 인질로 잡았던 노르말름스토리 사건에서 이름을 따왔다. 인질은 범인에게 정서적으로 가까워졌고, 6일 동안 인질로 잡혔다가 풀려났을 때에는 인질범을 옹호하는 발언도 했다. 범죄학자이자 심리학자인 닐스 베예로트(Nils Bejerot)가 뉴스 방송 중에 이 현상을 설명하면서 처음으로 ‘스톡홀름 증후군’이라는 용어를 썼다.

미국의 언론 재벌 허스트 가문의 큰 딸 패티 허스트는 19세이던 1974년 2월 급진적 좌파 도시 게릴라 공생해방군(共生解放軍, Symbionese Liberation Army)에 납치되었다. 그러나, 납치범에게 감화되어 2개월 뒤 공생해방군의 샌프란시스코 은행 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패티 허스트가 1975년 9월에 체포되었을 때, 변호사은 패티 허스트가 스톡홀름 증후군 때문에 범죄에 가담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79년 2월에 지미 카터 대통령이 형량을 줄여주었고, 2001년 1월에는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사면을 받았다.

결국, 지금 우리 사회도 지독한 스톡홀름 증후군 중증으로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다. 그렇게도 정권과 정치인, 재벌에 핍박을 당했으면서도 선거 때가 되면 말갛게 다 잊어버리고, '사내 임금투쟁 때 한결같이 외쳤던 '노농자여  단결하라'는 구호는 온데간데 없다. 대신에 '우리가 남이가'라는  집단스톡홀름 증후군으로 얼토당토 않은 당에 두표를 한다.

대통령, 국회의원, 시군구청장, 시군도의원 등 모든 선거가 마찬가지다.

|박종국 다원장르작가

* 리마 증후군(Lima Syndrome)은 인질범이 자신의 인질에게 정신적으로 동화되어 폭력성이 저하되는 이상현상을 일컫는 심리학 용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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