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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바람이 무척 차갑습니다

박종국에세이/행자 이야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5. 1. 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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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바람이 무척 차갑습니다

소한 지나고 대한(1월 20일)을 향해가는 길목이어서 그런지 바깥날씨가 무척 차갑습니다.
그렇잖아도 어제 올해 처음으로 눈이 내렸습니다.
날마다 강아지 행자랑 산책을 나가는데, 오늘은 오후가 되어도 열구름이 잔뜩 끼여 영하의 날씨가 계속됩니다. 더구나 꾸무리한 하늘만 쳐다봐도 오싹하게 느껴집니다.
그렇거나말거나 행자는 바깥으로 나가야합니다.

시골로 떠나와서 산 지 두어달 지났는데, 녀석 어찌나 좋아하는지 덩달아 제가 기분이 좋습니다.
다닥다닥 붙은 아파트에서 생활할 때는 현관문만 닫으면 남이 되었지만, 여기서는 나지막한 담장도 소용없습니다.
어쩌다 강아지 한 마리만 짖어대도 온동네 강아지가 화답하듯 일제히 목놓아 짖습니다. 그중에서도 행자는 으뜸목소리가 왕왕댑니다.
오늘 아침나절에도 화려한 코러스가 울려퍼졌습니다.


이렇게 추운데 꼭꼭 바깥에 나가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행자의 배변습관 때문입니다. 녀석은 집안에서는 거의 똥을 누지 않습니다.
그래서 날마다 목줄을 하고, 배변봉투를 챙겨서 나갑니다.
그러면 행자는 졸래졸래 걸어가면서 전봇대나 가로등, 나무둥치에다 살포시 앉아 똥을 눕니다. 그리고나면 재빨리 배변봉투에다 담아서 가방에 담아서 가져옵니다. 집안 화단 한 곳에 묵혀두면 봄철 화초에 좋은 거름이 됩니다.

9월 까지만해도 이 치닥거리는 거의다 아들이 대신했으나, 지금은 제가 도맡아서 합니다. 오늘도 두번이나 배변을 했는데, 몽땅 담아와서 거름만드는 통에 넣어두었습니다.

근데, 바깥날씨가 쏴해서 생태공원을 두 바퀴밖에 돌지 못했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강아지 친구가 많아서 몇 바퀴 더 도는데, 오늘은 행자만 씽씽 찬바람을 가르며 달렸습니다.
그 덕분에 오히려 제가 더 건강해져습니다.
한때 체중이 80kg을 넘어서고, 아랫뱃살까지 불거졌으나, 지금 74kg 체중에 아랫배는 흔적없이 사라졌습니다.


8년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병마로 출근길에 응급차에 실려가 사경을 헤매다가 기적적으로 깨어나 건강을 되찾았는데, 그 당시에도 강아지 행자덕분으로 지금처럼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예나지금이나 행자는 제 생명을 되찾아준 은혜로운 강아지입니다.
첫만남에서 제가 행자를 구원했다면 지금은 행자가 제 건강을 되찾아주었습니다. 하마터면 유기견 신세가 되어 유기견보호소로 갔을 행자, 참 좋은 인연으로 만나 지금까지 8년 동안 온통 귀염을 받아가며 '행자'(행복하게 자라라)라는 이름처럼 행복하게 잘 지냅니다.

어떻게 보면, 강아지 행자와 저는 '생명을 주고받은 사이'로 각별합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행자녀석이 살갑고, 소중합니다.
이제 아홉살이 된 행자는 설핏 노령견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자주 피곤함을 느끼고, 시력도 많이 떨어져 녹내장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동물병원원장님의 말씀하신대로 아직은 괜찮은데, 머잖아 노령견으로 각종 질병이 예상되니 미리 펫건강보험에 가입하라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10월 KB펫종합보험에 가입했습니다. 이 보험은 월 75,400원인데, 녹내장과 백내장, 관절, 간질환, 치매를 비롯한 대부분의 질병치료를 보장받습니다.


일례로 제가 아는 교장선생님이 지난 7년 동안 데리고 살았던 누렁이가 심한 안과질환으로 수술했는데, 치료비가 5백여만원이 나왔답니다. 참고로 반려동물은 의료보험이 적용 안됩니다.
그래서 미리 건강할 때 보험을 들어두는 게 좋습니다.

그렇게 바깥날씨가 차가웠는데도 건강한 행자라 기분좋게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간식을 챙겨줬더니 단박에 먹고는 곤히 낮잠을 잡니다. 그 모습이 참 편안하고, 귀엽습니다.

잔잔한 피아노연주곡을 틀어줍니다.
세상 모든 평화가 작업실 가득 채워집니다.

|박종국참살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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