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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젊은 넋들 합동 영결식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5. 6. 26.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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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부디 잘 가시오, 젊은 넋들이여
[현장] 연천 GP 총기난사 희생자 8명 합동 영결식장... 현충원 안장
텍스트만보기   조호진/권우성(mindle21) 기자   
▲ 경기도 연천 최전방부대 GP총기난사로 사망한 8명의 병사들의 합동영결식이 25일 오전 경기도 분당 국군수도병원에서 유가족과 동료부대원들을 비롯한 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자식의 영정앞에 헌화하는 순서가 되자 국화꽃을 들고 나온 부모들이 슬픔을 참지 못해 오열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 영결식이 마친 뒤 고인들의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이를 지켜보던 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 고인들의 관이 동료병사들에 의해 영결식장으로 운구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연천 GP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 고 김종명(26) 대위와 전영철(22) 병장 등 8명에 대한 합동영결식이 25일 오전 8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체육관에서 육군 28사단장(葬)으로 열렸다. 유가족 200여명과 28사단 장병과 군고위 관계자 등 500여명 등 각계 인사 1천여명이 참석해 불의의 사고로 희생된 고인들의 넋을 위로 했다.

조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열린 영결식은 영정과 영구 입장, 고인에 대한 경례와 약력보고, 조사와 추도사, 종교의식, 헌화 및 분향, 조총과 묵념 순으로 1시간10분 동안 진행됐다.

김은상 28사단장(소장)은 조사에서 "생전 고인들은 얼마 되지 않는 근무수당을 모아 부모님께 반지를 사드릴 만큼 효성이 지극한 아들이었다"며 "또한 사단의 최전방 경계근무를 맡은 첨병으로서 맡겨진 임무에 최선을 다한 훌륭한 군인이었다"며 애도했다.

김장수 육군참모총장은 추도사에서 "조국과 가족, 생사고락을 같이하는 전우들을 위해 국가안보의 최전선 비무장지대에서 묵묵히 소임을 완수해왔던 높은 뜻과 발자취를 추모한다"며 "피우지 못한 꿈과 무거운 짐들은 모두 이 땅에 묻어두고 평안히 가라"며 명복을 빌었다.

김 대위의 학군 41기 동기 이채준 중위는 조사에서 "전역을 10여일 앞두고 불의의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나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지난번 GP 투입전 동기모임에서 '함께 푸른 나래와 꿈을 펼치자'고 다짐하던 김종명 전우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동기의 죽음을 슬퍼했다.

총기 난사사건 피의자인 김동민(22) 일병의 초·중 동창생이자 군 동기로 사건 현장에서 살아남은 천원범 일병은 눈물의 조사를 희생된 선임 병사들의 영전에 바쳤다.

천 일병은 "힘들고 어려운 GP생활 속에서도 서로가 있어 든든하고 정겨웠던 우리들이었는데 이렇게 먼 길을 떠나니 고인들의 생전 모습이 눈에 밟혀 잠을 이룰 수가 없다"며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지 못한 시간과 펼쳐보지 못한 꿈과 삶의 무거운 짐일랑 이 땅에 묻어두고 하늘나라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지내길 기원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국방부와 육군은 총기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소초장 고 김종명 중위를 비롯해 고 전영철(22)ㆍ조정웅(22)ㆍ박의원(22)ㆍ이태련(22)ㆍ차유철(22)ㆍ김인창(22)ㆍ이건욱(21) 상병 등을 각각 일계급 진급 추서했다.

▲ 총기 난사사건의 피의자인 김동민(22) 일병의 초·중 동창생이자 군 동기로 사건 현장에서 살아남은 천원범 일병이 선임병들의 영정을 향해 경례를 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 한 고참사병이 후배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 유족들이 오열하며 뒤따르는 가운데 동료병사들에 의해 고인들의 관이 영결식장 밖으로 운구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오열하는 유족들... 마지막 가는 길에 바치는 경례

▲ 유족들이 오열하며 뒤따르는 가운데 동료병사들에 의해 고인들의 관이 영결식장 밖으로 운구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군악대의 조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태극기에 덮힌 고인들의 영구와 영정이 영결식장에 들어서자 유족들이 오열하면서 영결식장은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됐다. 같은 GP에서 생활했던 천충길 하사 등 동료병사들은 전우의 마지막 가는 길에 눈물을 뚝뚝 흘렸다.

"나는 못보내… 보내면 나는 죽어. 내 새끼야 나는 어떻게 살라고…."

전영철 병장의 어머니는 아들의 영구를 보자 오열했다. 이건욱 병장의 어머니는 아들의 영구를 향해 뛰쳐나가려 했다.

헌화와 분향에 나선 고인의 아버지들은 아들의 영정을 쓰다듬으며 "잘가라 아들아"라고 소리죽여 말했다. 또한 일부 아버지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아들의 영정에 절을 하며 마지막 길을 위로했다.

영결식을 마친 고인들의 유해는 유족들의 오열 속에 성남시립 화장장으로 떠났다. 군 관계자들은 경례로 고인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고인들의 유해는 화장된 뒤 오후 4시30분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박흥렬 육군참모차장 주관으로 합동안장식을 갖고 안장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영결식에는 윤광웅 국방장관, 김장수 육참총장, 김관진 육군 3군사령관, 리언 라포트 한미연합사사령관, 이희원 한미연합사부사령관 등 군 고위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한 권진호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과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 정세균 원내대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강재섭 원내대표, 민노당 김혜경 대표, 민주당 신낙균 수석부대표, 손학규 경기지사, 유재건 국회 국방위원장과 소속 국회의원 등 20여명이 참석해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이 노무현 대통령을 대신해서 고인들의 영정앞에 헌화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 자식의 영정앞에 헌화를 한 어머니가 부축을 받으며 돌아서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조금만 기다려, 엄마가 금방 갈께"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되다

▲ 최전방 GP 총기난사사건으로 희생된 장병들의 합동안장식이 25일 오후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유족들의 오열속에 거행됐다. 장병의 유해를 땅속에 묻으며 오열하고 있는 유족들.
ⓒ오마이뉴스 장재완
"의원아! 우리 애기 보고 싶어서 이제 어떡하나. 엄마랑 아버지랑 어떻게 살어."
"아가 아가 내 아들아! 내 새끼야! 부디 잘 가라…."


오후 4시30분 대전 국립현충원 현충관. 3발의 조총발사와 함께 진행된 영령들에 대한 묵념을 끝으로 8명의 장병들에 대한 합동안장식 행사는 끝이 났다. 끝까지 지켜본 이들은 유가족 200여명과 군관계자 등 500여명이었다.

의장대의 손에 들린 영정과 유해는 현충관에서 나왔다. 그리고 김종명 대위는 장교묘역으로, 전영철 병장 등 7명의 유해는 사병묘역으로 각각 봉송됐다. 묘역에 도착한 유해는 곧바로 유족들의 손에 의해 미리 파놓은 땅속에 묻혔다.

하관식이 거행되는 동안 유족들은 마지막 가는 장병들의 이름을 목 놓아 불렀으며, 함께 한 참석자들도 장병들의 마지막 가는 길의 안녕을 빌었다.

고 박의원 병장의 어머니 장정애씨는 "의원아 편안한 곳에 가서 쉬고 있어라, 조금만 기다리면 엄마가 금방 갈께" 하며 박 병장의 영정을 붙잡고 흐느껴 울었다.

고 이태련 병장의 가족들은 묘소 앞에 제사상을 차리고서 절을 올린 뒤, 한 쌍의 잉꼬를 하늘로 날리며 "하늘을 마음껏 나는 이 새처럼 이제 자유로운 세상에서 편하게 살거라"라고 말했다.

하관식을 마친 유가족들은 각 가족별로 예배와 제사 등 자체의식을 치르고 영정을 앞세운 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 장재완 기자
2005-06-25 12:50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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