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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요절가수 배호는 '노래의 신'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5. 6. 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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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요절가수 배호는 '노래의 신'"
[인터뷰] <배호평전> 집필한 뉴스게릴라 김선영씨
텍스트만보기   손병관(patrick21) 기자   
▲ 가수 배호의 일생을 다룬 <배호 평전>의 표지.
ⓒ2005 Libro
미국 대중음악계에는 전설로 추앙받는 3J가 있다. 1960년대에 약물과용으로 숨진 록 뮤지션 재니스 조플린, 지미 헨드릭스, 짐 모리슨이 그들인데, 공교롭게도 이들 세 사람은 모두 27살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의 '27세 징크스'처럼 우리 가요계에는 '마의 11월'이라는 말이 떠돈 적이 있다. 1985년부터 10년간 김정호, 유재하, 강병철, 김현식, 김성재 등 쟁쟁한 가수들이 줄줄이 세상을 떠난 것이 11월이기 때문이다.

71년 11월 8일 신장병에 의한 합병증으로 29세에 생을 마감한 배호는 '11월 요절가수'의 원조라고 할 만하다. 생전에 나훈아, 남진과 함께 남자가수 트로이카를 이룬 배호는 사후에 더욱 인기를 끌었다. 2002년 KBS <가요무대> 시청자가 뽑은 '한국인의 애창가요'에서 배호의 노래가 1∼3위를 휩쓸기도 했다.

배호사랑회는 해마다 가수 배호를 기리는 '배호 가요제'를 열어왔는데, 지난 4일 서울 장충단공원에서 열린 9회 대회에서는 '돌고 돌아가는 길'을 부른 이유나(16)양이 대상을 받았다.

대하소설 <애니깽>의 작가이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인 김선영씨는 배호의 모든 것을 망라한 <배호 평전>을 최근 펴냈다. 어린 시절부터 배호를 추앙하다가 내친 김에 평전까지 쓴 김씨를 전화로 만나봤다.

- 가수 배호의 평전을 쓰게 된 계기는? 배호가 타계했을 때 작가는 아직 초등학생이었는데, 배호의 음악을 이해할 수 있었나.
"초등학교 시절에 삼촌에게 '누가 노래를 제일 잘하냐'고 물으니 그때 삼촌이 '배호'라고 대답했던 게 배호에 대한 최초의 기억이다. 중학교 때 변성기가 찾아오며 배호 노래를 즐겨 부르게 됐고, 대학시절 모임이 있으면 배호 노래만 불렀다. 노래방 기기에 등록되어 있는 배호노래 번호부를 만들어 주머니에 꽂고 다닐 정도로 그의 노래를 좋아한다."

- 자료 수집은 어떻게 했나.
"80년대부터 배호에 대한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95년 배호 어머니가 타계했다는 소식을 듣고 일단 계획을 접었다. 그러다가 2001년 배호 30주기를 맞아 팬들이 여러가지 기념사업을 하는 것을 보고 나도 평전 집필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집필에 필요한 여러가지 자료를 모으는 데 배호의 의제 정용호(독립유공자 헐버트박사 기념사업회 사무총장)씨의 도움이 컸다."

- 배호의 팬들은 얼마나 되나. 오래 전에 죽은 배호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 <배호 평전>의 작가 김선영씨.
"'배호를 기념하는 전국모임'이 있는데, 국내와 해외를 망라해 1만 명 정도의 팬이 있다. 배호의 노래비는 '돌아가는 삼각지', '두메산골', '파도', '마지막 잎새' 등 4개가 있는데 이중 2개가 팬들의 성금으로 만들어졌다. 팬들은 배호기념관까지 만들려고 한다.

나에게 있어 배호는 하늘에서 내려온 '노래의 신'이라고 할 수 있다. 생전에 부른 노래 300여곡이 모두 최고 수준이었다. 몸이 그렇게 아프면서도 어쩜 그렇게 노래를 잘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현재 '살아있는 배호'를 다룬 가상추리소설 <배호 찬가(부제 : 聖 배호 코드)>를 준비하고 있다."

- 배호의 유족들 근황은?
"이미 언급한 대로 배호의 어머니는 95년 심장병으로 돌아가셨고, 그의 아버지도 1955년에 이미 타계했다. 누이동생은 2003년 정신질환으로 비롯된 당뇨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생전의 배호는 대구 공연에서 만난 여성팬과 약혼까지 했는데, 배호가 임종 직전에 약혼녀와 '눈물의 파혼'을 하는 바람에 자식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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