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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2772명이 1년에 68명 검거?

한국작가회의/[문학회스냅]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5. 9. 13.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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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2772명이 1년에 68명 검거?
[이슈] 인권단체, 보안수사대 해체 주장... 경찰 "안보는 어쩌고"
텍스트만보기   김영균(gevara) 기자   
인권단체들이 과거 독재시대 정권유지 최일선에 섰던 경찰 보안수사대 해체를 또 다시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과연 보안수사대 존속이 필요한지, 어제와 오늘을 통해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 경찰청 산하 보안분실. 왼쪽부터 장안동 보안분실, 옥인동 보안분실, 홍제동 보안분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남소연
검거 68명, 구속 37명, 실형 2명.

2004년 한해 전국 44개 보안분실(옛 대공분실) 소속 2772명의 보안수사대 형사들이 올린 국가보안법 위반자 구속수사 실적이다. 검거율만 보자면 국보법 위반자 1명을 잡기 위해 형사 41명이 투입된 셈이다.

수사기관별 구속수사 현황(2004년)

 

수사기관

구속인원

경기청 보수대

7명

부산청보수대

4명

전남청 보수대

3명

경북청 보수대

1명

충남청 보수대

1명

충북청 보수대

1명

울산청 보수대

1명

서울청 옥인동분실

9명

서울청 장안동분실

1명

일선 경찰서

9명

37명

 

ⓒ 민가협
각 보안분실별 상황을 보면 실적은 더 초라해진다. 서울지방경찰청 옥인동 보안분실은 지난 한해 구속자 37명 중 9명의 국보법 위반자를 구속 수사했다. 그나마 각 지방경찰청 산하 보안분실중 실적이 나은 편이다. 경기지방경찰청(7명), 부산지방경찰청(4명), 전남지방경찰청(3명) 보안수사대도 그나마 '면피성' 실적은 있다.

경북지방경찰청, 충남·북지방경찰청, 울산지방경찰청, 서울지방경찰청 장안동분실은 지난해 각각 1명씩의 국보법 위반자를 구속수사하는데 그쳤다. 이들을 제외한 35개 보안수사대는 단 1명의 국보법 위반자도 잡지 못했다.

이렇듯 '초라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경찰청 보안수사대가 더 이상 존속할 필요가 있을까. 민주화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나 인권운동사랑방 등 법조·인권단체들은 "수천명에 이르는 보안수사대 경찰들은 경찰 본연의 업무로 돌아가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과 민변 등 25개 인권단체들은 지난 8일 성명을 발표하고 경찰 보안수사대의 전면해체를 촉구했다. 하루 평균 1000여명이 북한을 방문하고, 북측 대표단이 남한 현충원을 방문하는 시대에 보안수사대는 이제 존속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조사계 형사는 하루 20명 상대... 보안수사대 형사는?

더구나 민생치안 업무에도 일손이 모자라 허덕이는 경찰이 2700여명에 이르는 인력을 '놀리는' 게 혈세낭비라는 지적도 높다. 보안수사대를 주제로 9일 오후 열린 국회 정책토론회 자료에 따르면 보안수사대는 활동비로만 연간 8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변 소속의 송상교 변호사는 이날 주제발표에서 "경찰청 보안국은 2003년과 2004년 각각 약 86억원의 (수사활동) 예산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한해 68명의 국보법 위반자를 검거하는 보안수사대 활동비용으로는 '과도한' 액수다.

그러나 치안을 담당하는 다른 부서 경찰들은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송 변호사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 1인당 한달 평균 사건처리 건수를 보면 조사계는 20.4건, 강력반은 6.5건인데 비해 보안과는 0.002건에 불과했다.

고소·고발 등 일반 민원을 담당하는 조사계 형사가 한 달에 20명에 달하는 범법자와 마주하고 있을 때 보안과 형사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된다. 물론 보안관련 사건이 일반 민·형사 사건에 비해 발생빈도가 낮기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국보법 위반자가 크게 줄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측면이기도 하다.

<보안수사활동 예산현황>

 

구분

99년

2000년

2001년

2002년

2003년

2004년

2005년

전체예산

75억원

91억원

107억원

110억원

92억원

86억원

83억원

특수활동비

69억원

80억원

96억원

99억원

80억원

74억원

72억원

 

ⓒ 경찰청
인권단체는 이를 근거로 보안수사대의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2700여명에 달하는 보안수사대 형사들을 경찰 고유의 업무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것. 이미 달라진 남북관계와 국보법 위반자의 급감 추세도 보안수사대 해체 주장의 근거가 된다.

경찰청도 보안경찰(보안수사대) 개혁에는 일부 동의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7월초 '보안경찰 혁신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보안경찰의 업무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7명의 민간 자문위원도 위촉했다. 지난 7월 17일에는 반인권과 민주화운동 탄압의 상징인 남영동 보안분실을 경찰인권센터로 바꾸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경찰 "대한민국 안보는 어쩌고..." 해체 반대

하지만 보안경찰을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고문 등 과거의 잘못이 있었다고 해서 보안업무 자체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남북관계에 분명 진전이 있지만 북한의 대남전략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게 경찰의 시각이다.

대북 정보기관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의 대남사업 일꾼은 대략 12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남파간첩 숫자가 최소 7000명에서 최대 수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경찰청 보안국 등 대공관련 정보·수사기관들은 이런 추정을 근거로 보안경찰이 유지돼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아울러 '통일시대'가 오더라도 보안경찰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경찰의 주장이다. 탈북자들이 계속 늘고 있는 상황에서 '치안수요'도 증가할 수밖에 없고, 통일이 되더라도 체제안정을 위해서는 보안경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경찰청 보안과의 한 관계자는 인권단체 주장에 대해 "답답하다"는 심경을 털어놓았다. 그는 "과거 잘못된 면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히 인정하고 사죄하고 있다"면서도 "과거의 부정적 면만 바라보고 해체를 요구하면 대한민국 안보는 어떻게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보안경찰 해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현재 보안수사대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진보, 보수를 떠나 모두 인정하는 사실이다.

제성호(중앙대 법대) 교수는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보안경찰도 경찰청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 활동에 적극 협조해 과거 잘못된 대공수사 관행에서 비롯된 문제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새로운 보안수사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보안수사대 해체 주장에 제 교수는 반대 입장이 분명하다. 제 교수는 "화해협력으로 모두가 들떠 있고 통일 분위기에 젖어있다 하더라도 어디선가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국가안보와 체제안보를 걱정하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안수사대는 어떻게 탄생했나?
유신시절 이후 강화... 5공 시절 최전성기

반체제 인사, 대학생 등을 사찰·검거하며 독재정권의 정권 유지를 떠받쳐온 보안수사대는 1948년 내무부 치안국 내 사찰과(1948년 11월 4일 대통령령 제18호)로 출발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 이후 치안국이 치안본부로 확대됨에 따라 치안본부 제3부 산하 정보과에서 대공과 보안 업무를 담당했다.

대공업무를 더 강화해 본격적인 정권의 도구로 활용한 것은 전두환 정권 시절. 전두환 정권은 1981년 6월 1, 2, 3부로 나뉘었던 치안본부 내에 제4부인 '대공과'를 설치해 대공업무를 전문 부서로 독립시켰다. 하지만 민주화 열기가 높아지자 전두환 정권은 1986년 대공과를 대공부로 확대 개편하며 대공 1, 2과, 대공수사과를 설치했다. 같은 해 6월에는 대공부가 더 확대되고 세분화돼 대공 1, 2, 3부와 대공수사 1∼6과까지 만들어졌다.

당시 거의 모든 대공수사는 대공분실이 담당했으며, 베일에 싸였던 대공분실의 존재는 87년 박종철 고문살인사건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바로 이 대공분실이 현재 보안수사대의 전신이다.

1991년 노태우 정권 아래서 대공분실은 또 한번 크게 달라지게 된다. 1991년 5월 31일 경찰법이 제정돼 치안본부가 경찰청으로 개편되면서 대공부는 보안국으로 바뀌었다. 당시 보안국 산하에는 보안1과에서 5과까지 5개 과가 있었다.

하지만 1994년 보안5과가 폐지됐고, 1999년에는 보안 4과도 폐지돼 현재 보안국 내에는 보안 1, 2, 3과 등 3개 과가 있다. 보안 1과는 서무, 기획, 보안관찰업무, 북한이탈주민신변보호 등 업무를 담당한다. 보안 2과는 방첩 안보위해수사지도, 남북교류협력업무, 보안사이버분석업무 등을 담당하고 보안 3과는 실제 방첩수사와 안보위해사범 수사를 담당하고 있다.

경찰청 보안국의 인원과 예산 등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지난 2004년 경찰청이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보안수사대 소속 형사는 1997년 4500명에 달했지만 점점 줄어들어 현재는 2772명의 인원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005-09-12 16:21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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