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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과 친독재에 대한 회개없이 교회의 희망 없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이하 목정평)가 한국 교회의 과거사 문제를 공식 제기했다. 사회 일반의 과거사 진상조사와 극복 노력에 비해 뒤늦게 출발한 교회 과거사 문제 제기는 향후 한기총 등을 비롯한 보수진영과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목정평은 '교회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한국 교회 과거사 극복'을 위한 첫 심포지엄을 교회의날조직위원회와 공동으로 개최하였다. 6일(목) 오후 7시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열린 심포지엄은 김경호 목사의 사회로 이만열 교수(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의 "한국 교회와 과거사 극복", 김영재 교수(합동신학대학원 대학교)의 "한국 교회의 죄책고백과 독일교회 사례 비교" 등의 발제 강연과 곽라분이 교수(여신학자협의회 공동대표), 김동한 박사(정의평화기독인연대 공동대표), 박경양 목사(평화의 교회, 죄책고백 준비위원회 위원) 등의 논평으로 진행되었다. 발제자 이만열 교수는 죄책 고백의 필요성에 관해 "교회로서는 성숙한 그리스도인과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위한 것이고, 사회로서는 우리 사회의 화해를 위한 전제 조건이며, 이를 통해 사회 갈등을 치유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 교회가 고백해야 할 죄책으로 ▲ 그리스도교를 기복화시켜 그리스도교 윤리의 중요한 덕목인 정직, 근면, 절제를 강조하지 못했기 때문에 기독교적인 가치관을 사회 속에 주입시키는데 실패한 죄, ▲ 교회 분열로 인해 한국기독교가 화해의 복음을 우리 사회에 던질 수 없었던 죄, ▲ 이승만 정권에 협조해서 부정 선거에 관여한 것, ▲ 5·16 군사 쿠데타를 지지하고 편승한 것, ▲ 신군부 독재를 축복하고 그 장도를 빌었던 것 등을 지적하였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의 과거사 극복과 관련하여 "친일과 친독재 등 과거에 대한 엄격한 조사와 진실한 초교단적인 죄책 고백이 필요하며, 이것을 운동으로 전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김영재 교수는 한국과 독일의 경우를 비교하면서, "한국교회는 죄책을 회개하자는 제의만 문서로 남은 반면에, 독일교회는 죄책에 대한 고백을 문서로 남겼다"고 지적했다. 특히, "범죄에 대한 회개 없이 그리고 옳은 신앙운동에 대한 재평가도 없이 순교자를 자랑하고 내세움으로써 모든 과거사를 그 뒤에 숨기고 얼버무리는 것은 진정한 죄책고백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정부의 부정부패나 인권 유린을 보고 침묵한 것과 정부나 식민 정부가 강요하는 우상 종교에 절함으로써 기독교의 신앙 정체성을 상실하는 것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고 주장하면서 친일 문제를 먼저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김 교수는 "우리 교회가 신사참배를 했던 과거 역사를 회개하지 않고 있는 것은 한국 교회의 신앙이 아직도 기복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기독교적인 문화를 형성하는 단계에도 이르지 못한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토론에 나선 곽라분이 교수는 '교회가 죄책 고백을 할 때 지금 해야할 실천적 과제'에 대하여 ▲ 낡은 신학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하고 ▲ 평신도 중심의 다양한 교회 교육, ▲ 여성의 눈으로 새롭게 성서 읽기 등 성서교육, ▲ 신앙과 삶의 일치 및 사회와의 연대, ▲ 교인이 개인적, 타계적 기복신앙에서 탈피하도록 하는 등의 과제를 제시하였다.
김동한 장로는 "신사참배가 민족에 대한 배신이라면 독재권력과의 영합은 민중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정의한 후, "한국교회의 최대의 약점은 위에서 언급한 두 시기에 일관되게 바른 길을 간 교회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 장로는 가장 큰 문제는 "그 이후의 자세와 태도"라고 꼬집고, "상황적 불가피론 운운하며 구차하게 껍데기 교회를 지키려고 발버둥치지 말고 죽기를 각오하고 참회자복할 때에야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경양 목사는 "일제강점기, 민족전쟁 시기 등을 비롯하여 독재정권 시기에 권력에 동조하고 교회의 신앙에 위배되는 행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반성하고 바로잡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은 과거 잘못과 허물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는 바로잡을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박 목사는 "교회가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역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회 스스로의 허물을 용기있게 드러내고 인정하고 참회하는 과정이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목정평의 이러한 심포지엄에서 작은 희망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목정평이 '교회의 날'에 맞추어 과거사 죄책고백을 통해 한국 교회의 희망을 찾자는 취지에서 개최한 것으로 매달 1회씩 6차례에 걸쳐 진행할 예정이다. 목정평 교회개혁위원장 김경호 목사는 "2006년 3월까지 매월 첫째 주 화요일에 개최되는 과거사 극복 심포지엄의 모든 결과물을 토대로 '죄책고백위원회'를 조직하고 '한국 교회 죄책고백서'를 작성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첫 심포지엄에 대해 참석자들은 대부분 "한국교회 과거사 극복을 제기한 것을 환영하고 기대한다"는 의견이다. 다만 "오랫동안 준비된 심포지엄인데도 구체적인 사례 등 조사보다는 당위성만을 거듭 제기한 것이 아쉽다"는 불만을 보이기도 하였다. 또 일부 참석자는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한국교회의 보편적 과거 문제와 함께 "에큐메니칼 진영 내부의 과거사 문제도 언급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특히 "과거 민주화 운동의 이면에서 해외원조금 등의 사적 이용, 정보기관과의 개인적 유착 등 불미한 의혹에 대해서도 진실되게 밝혀서 에큐메니칼 지도자들의 권위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에 있어 과거사 청산문제는 진보와 보수 모두가 안고 있는 딜레마이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NCCK와 한기총의 통합 문제도 과거사 극복을 통한 정체성에 대한 검토가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 목정평의 심포지엄과 그 결과로 나올 죄책고백문이 한기총으로 대변되는 보수진영과의 대립으로 전개될 것인지, 혹은 한국 교회 전체의 진실된 죄책고백으로 이어질는지 주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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