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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김치 전쟁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5. 11. 2.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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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김치전쟁 '부글부글'
중국 당국 "한국산에서도 기생충알" - 업체 "수출한 적도 없다"
텍스트만보기   김태경(gauzari) 기자   
▲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알이 검출됐다고 한국의 식약청 발표가 있은지 얼마 되지 않아 중국 국가질검총국도 한국산 김치에서도 기생충알이 검출됐다고 발표하므로써 한-중간 '김치 전쟁'이 고조되고 있다.
ⓒ2005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9월 중국산 김치에 납이 들어있다는 일부 한국 의원들의 주장으로 시작된 한·중 갈등이 '김치 전쟁'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의 국가질검총국은 지난 10월 31일 한국에서 수입한 김치와 고추장, 불고기양념장 등에서 기생충알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한국 업체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중국의 움직임은 지난 10월 21일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청이 9개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알이 나왔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중국이 '무역 보복' 차원에서 맞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업체들 "중국에 수출한 적도 없다"

중국질검총국의 발표에 따르면, 기생충알이 나왔다는 한국 식품은 동원·두산·풀무원·CJ 등의 김치, 대상과 해찬들의 고추장, 대상의 불고기 양념장 등으로 3개 품목 10종이다.

중국질검총국은 "각 지역 검역 기관은 한국산 김치·고추장 등에 대한 검역을 강화해야 한다"며 "불합격한 한국산 김치·고추장·불고기 양념장 등은 모두 수거해 폐기 처분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중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해당 업체들은 "있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두산과 풀무원은 "중국에 김치를 수출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 검역이 까다로운 일본에서 한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는 한국 김치에서 기생충알이 나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중국은 배추 재배과정에서 인분을 사용하지만 한국은 화학 비료를 사용한다. 매일 김치를 먹는 한국인들의 기생충 감염률은 매우 낮다.

고추장이나 불고기 양념의 경우 제조과정에서 85℃~95℃로 가열해 살균 처리 과정을 거친다. 따라서 완제품에서 기생충알이 잔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업체측의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가 이번에 문제삼은 한국 김치가 국내 유명 브랜드를 도용한 가짜 제품일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 식품수출입안전국장 "한국 식약청, 중국 식품 과도하게 흠집"

중국 측도 이번 조치가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일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질검총국 식품수출입안전국장인 리위안핑은 "김치를 둘러싼 중·한간의 마찰이 최근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는 일부 중국 식품이 (검역에) 불합격한 탓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의 식약청이 중국 식품을 과도하게 흠집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한·중간 식품이나 농산물을 둘러싼 마찰은 이전에도 자주 있었다.

지난 2000년 6월 한국 정부는 중국산 마늘에 대한 관세율을 30%에서 한꺼번에 315%로 올렸다. 한국 마늘 생산 농가의 압력 때문이었다. 그러나 중국도 한국산 휴대폰에 대한 수입 제한 조치로 맞섰다. 결국 양측은 6개월 뒤 적당한 선에서 타협했다.

그해 8월에는 중국산 냉동 꽃게 안에서 납이 발견되어 또 파동이 일었다. 수출업자가 냉동 꽃게의 무게를 늘려 값을 더 받기 위해 이렇게 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7월에는 중국 맥주에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될 우려가 있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식약청의 조사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산 장어에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됐다는 발표도 있었지만 한국산 향어·송어에서도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중국 측은 이같은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언론이 일부 중국 식품의 문제를 전체의 문제인 양 과장하고 있다"며 상당히 감정이 누적되어왔다. 특히 중국산 김치에 납과 기생충알이 들어있다는 한국 주장에 대해 중국 정부는 "한국에는 김치의 납 함유량이나 기생충 알 포함 여부와 관련한 기준 자체가 없다"며 "그런데 이것이 논란이 되는 것은 한국의 의도적인 중국 식품에 대한 공격"이라고 보고있다.

홍콩의 봉황위성TV는 1일 "중국대륙의 언론들은 한국의 중국산 김치에 대한 공격은 자국 김치 문화 및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TV는 "지난 2000년 마늘 전쟁 때 한국의 관세율 상승으로 1500만달러의 부담을 중국에 줬지만 대신 중국은 한국산 휴대폰 수입 제한으로 5억달러의 부담을 한국에 가했다"며 "중국이 쓸 카드는 많고 한국의 대항 수단은 적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식품매장, 한국산 김치는 없었다
텍스트만보기   연합뉴스(yonhap)   
(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 중국 질검총국의 한국산 김치 기생충알 검출 발표 직후인 1일 베이징 시내 주요 식품매장 4곳을 둘러본 결과 한국산 김치는 전혀 판매되지 않고 있었다.

특히 한국 교민들을 상대로 한국산 수입물품을 취급하는 2곳의 상점도 한국산 수입 김치는 취급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징의 대형 유통체인인 톈커룽 2곳의 식품매장에는 지촨, 지예, 링성 등 중국 베이징과 칭다오 등지의 식품회사들이 만든 중국산 포장 김치들만이 좌판형 냉장고를 차지하고 있었다.

김치류 외에 양념장과 고추장, 젓갈류 등 한국식 식품도 매장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하나같이 중국 단둥과 칭다오 등지에서 생산된 중국 제품들이었다.

중국 현지에서 제조한 한국식 반찬류의 포장지에는 한글과 중국어로 제품명이 적혀 있고 유통기한과 제조원 등은 중국어로 표기돼 있다.

수입상품을 취급하는 까르푸 매장에도 이들 식품회사의 배추김치, 깍두기, 총각김치 등과 함께 산둥성에서 생산되는 묘향산 김치만이 눈에 띌 뿐 한국산 김치는 보이지 않았다.

진열된 제품 가운데는 CJ 중국 현지법인이 제조한 다시다와 불고기양념장, 해표 중국 현지법인이 만든 포장김 등도 있었다.

까르푸 매장 식품코너 담당직원은 "한국산 김치는 값이 비싸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촌인 왕징 등 2곳의 한국 교민 상대 수입식품 매장에도 한국산 김치는 없었고 베이징 현지법인인 '하선정김치' 제품이 유일하게 중국산 김치들과 나란히 진열돼 있었다.

신경보 등 중국 언론들도 베이징시내 식품매장을 둘러본 결과 판매되는 김치의 대부분이 베이징에서 만들어진 것들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에 문제가 된 한국산 불고기양념장과 고추장 등은 인터넷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농수산물유통공사 베이징사무소에 따르면 고추장과 불고기양념장은 정상적으로 중국에 수입되고 있지만 판매용 김치 수입은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올들어 9월말까지 고추장은 197t(61만1천달러), 불고기양념장을 포함한 소스류는 257t(87만2천달러)이 각각 수입된 반면, 김치는 16t(3만9천달러)에 불과하다.

그나마 거의 전량이 김치 판촉용으로 수입된 것일 뿐 시장 판매용은 아니라는 게 농수산물유통공사측 설명이다.

jeans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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