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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목적 감싸기는 황교수에게 '독毒'일 뿐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5. 11. 27.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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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목적 감싸기는 황 교수에게 '독'일 뿐
[주장] 연구윤리 자리잡아가는 계기로 삼아야
텍스트만보기   김보영(saekyol) 기자   
▲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는 24일 오후 서울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논란이 증폭된 난자제공 의혹과 관련, 대국민 사과와 함께 "줄기세포허브 소장직을 비롯한 정부와 사회 각 단체의 모든 겸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었다. 외국 땅에 나와 있는 사람으로서 그 감격은 더했다. 외국으로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것도 복제양 돌리를 처음 만들어 생명공학의 선두주자라고 여겨졌던 영국땅에서 우리나라 황우석 박사의 맞춤형 줄기세포 생산이 당당히 톱뉴스를 차지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감격과 자랑스러움은 이제 그만큼 심각한 우려와 부끄러움으로 바뀌고 있다. 성장제일주의에 젖어있는 우리나라의 국가기관들과 국수주의적 민족주의를 한껏 부추겨 진정한 선정성의 힘을 뽐내는 언론들, 그리고 그에 맞춰 마녀사냥에 휩쓸리는 듯한 네티즌의 모습이 부끄러움과 우려를 더하고 있다.

'세계적 성과' 자랑하면서 '세계적 기준' 배척하는 모순

우리나라에 있어서 '윤리'란 보통 그저 명목적인 '대외적으로 어떻게 보여지느냐'의 문제일 뿐이었다. 가난에 허덕이던 시절, '잘 살아보세'가 정말 절실한 구호였던 시절, '성공'과 '성장'만이 최고의 윤리였고 도덕이었다. 당장 배고픈 상황에서 '윤리'는 배부른 소리였을 뿐이었고 '성공'이 모든 것을 정당화 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세계 최초의, 최고의 생명공학기술을 개발했다는 나라에서, 이제 세계 생명공학을 이끌어나가는 주도 국가가 되고자 하는 나라에서, '성공'이 모든 것을 정당화 시킬 수 있었던 배고픈 시절의 논리가 더 이상 통할 수 없음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만한 지위를 획득하고자 하면 그만한 책임이 요구되는 것이다.

처음 영국에 나와 공부를 시작했을 때 '사회조사방법론' 수업에서 하루를 꼬박 할애하는 것은 물론이요 조사방법별로 시간마다 꼭 윤리적 논의가 빠지지 않았던 것이 의아했다. 그뿐 아니라 실제 연구에 있어서도 각 학문분야마다 윤리규정이 마련되어 있으며 각 윤리위원회가 실질적인 제재 권한을 가지고 연구를 심의하는 체계 역시 매우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차츰 이것들이 그들의 역사적 경험 속에서 수많은 논란과 논쟁 속에서 연구라는 목적 속에서 부당하게 침해될 수 있는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서 축적되어온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사회조사에서도 이런데 사람의 신체와 직접 관련된 임상실험에서의 엄격한 윤리는 상상하고도 남음이었다.

소위 선진국의 제국주의적 양면성을 비판한다손 치더라도 이들에게서 배울 것이 있다면 바로 이런 점들일 것이다. 과학의 발달을 추구하면서도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나 이해관계에 의한 왜곡을 방지하기 위한 축적된 노력들 말이다.

이를 '동양적 문화'를 운운하며 배척하는 것은 세계적 지위를 원하면서 세계적 기준을 배척하는 모순 이상이 될 수 없다.

특히 이번에 논란이 된 연구원 난자 사용 문제만 하더라도 오히려 상하관계가 더욱 강하다는 소위 동양적 문화에서 더욱이 금지되었어야 하는 사안이었다. 호르몬 주사를 15일 동안 맞아야 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에 불임위험까지 감수해야 하는 난자기증을 상하관계에 있는 여성연구자에게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는다면 어느 심장 강한 여성 연구자가 연구팀 내에서 난자 기증의 압력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 PD수첩 >은 방기했던 책임을 시작한 것일 뿐

▲ <조선일보> 11월 25일(금)자 황우석 교수 관련 보도.
ⓒ 조선일보 PDF
▲ <동아일보> 11월 26일(토)자 황우석 교수 관련 보도.
ⓒ 동아일보 PDF
그러나 이러한 논란에 대한 책임은 아무도 나누려 하지 않았다.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정부도, 영웅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던 언론도, '말로만' 황우석 만세를 외쳐왔을 뿐 문제가 불거진 지금은 어디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세계적 성과에 더 이상 손실이 없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갖춰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입을 닫고 있다.

이번 논란으로 인해 세계적 과학자의 연구가 차질이 빚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만큼 죽어있던 연구윤리가 실질적으로 자리잡아가는 계기로 삼아야 될 것이다. 이러한 기준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한, 한번 상실된 국제과학계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다.

이미 <네이처>지의 보도에 의해 국제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던 시점에서 MBC < PD수첩 >의 보도는 그동안 방기했던 언론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모두가 찬양만 하는 가운데 연구자 혼자 스스로 규제할 수는 없다. < PD수첩 >에 대한 네티즌의 '마녀 사냥'은 국제과학계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향후 다른 연구에 대한 의구심만 키우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황 교수 지지 50여명, MBC앞 침묵 촛불시위
22일 방영된 PD수첩 내용에 항의... 강원래씨 부부도 참석
텍스트만보기   김덕련(pedagogy) 기자   
▲ 황우석 교수를 지지하는 시민 50여명은 22일 방영된 PD수첩 내용에 항의하는 의미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침묵 촛불시위'를 열었다.
ⓒ 오마이뉴스 김덕련
황 교수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 PD수첩>에 항의하는 침묵 촛불시위를 벌였다.

오후 4시께부터 2시간여동안 계속된 이날 시위에는 황 교수 팬클럽 카페인 '아이러브 황우석' 회원과 한국척수장애인협회 회원 등 50여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는 아이에서 노인까지 다양했으며 가수 강원래씨와 강씨의 부인 김송씨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들이 MBC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인 이유는 < PD수첩> 방영 내용이 편파적이었다고 보기 때문.

이상선(43)씨는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를 국내에서 문제삼는 것 자체가 분통터지는 일"이라고 말한 뒤 "< PD수첩>이 150만원에 난자가 매매됐다고 몰아붙인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촛불시위에 합류하기에 앞서 '28일까지 최문순 MBC 사장이 공식사과하고 관련 제작진을 문책할 것'을 요구하는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전동차를 타고 나온 정진완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조직국장은 "방송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지만 MBC라는 특정집단만을 겨냥해서 나온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무엇보다 바라는 건 황 교수가 조속히 연구 일선으로 복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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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6 20:44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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