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피디수첩', 이제 학계에 맡겨라

요리조리쿡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5. 12. 5. 00:24

본문

728x90
‘피디수첩’, 이젠 학계에 맡기라
사설
<문화방송> ‘피디수첩’이 환자용 배아 줄기세포의 위조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제기한 근거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연구원들의 ‘중대 증언’이고, 둘째는 배양된 줄기세포와 환자의 디엔에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에 해당 연구원들은 어제 인터뷰를 통해 ‘증언이 조작됐다’고 반박했으며, 취재 당시 피디수첩에서 논문 취소 및 사법처리 가능성과 함께 신원보장 등의 협박과 회유로 억지답변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줄기세포 진위 논란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이젠 충돌과 파국만 남은 형국이다. 윤리 위반 및 연구 조작 의혹에 이어 증언 조작, 공갈 협박 의혹까지 제기됐다. 그러니 한때 난치병 환자에게 희망의 진원지였던 이 나라를 이제 누가 신뢰할까. 국민에게 자부심을 줬던 연구원들에게선 이 나라를 떠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온다고 한다. 유력한 방송이 세계가 인정하는 과학자를 거짓말쟁이로, 연구 결과를 조작으로 몰아간다고 느끼니 무리한 일도 아니다.

 

이런 상황이 오기에 앞서 우리는 방송의 의혹 재생산식 보도 자제, 여론의 마녀사냥식 비난 자제, 제3자의 엄격하고 정중한 검증을 촉구했다. 그러나 피디수첩은 조작 의혹을 공론화하는 기자회견을 강행해 이런 신중함을 버렸다. 과학자들의 자존심, 검증의 보편적인 관행도 외면했다. 언론의 검증 요구에 일일이 응하는 것은 연구팀으로서나, 연구 결과를 검증한 뒤 게재하는 학술지로서나 받아들이기에 무리다. 섣불리 응할 경우 국제적인 학술지들은 한국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외면할 것이다.

 

게다가 피디수첩의 검증은 완벽하지 않았다. 실수도 드러나고 있다. 충돌을 피하기 위해선 피디수첩이 우선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 생명과학계가 인정하는 기관이 공인된 방법으로 재검증하도록 지원하고,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

숲속 토끼 내쫓는 공원조성 웬말

독자기자석
며칠 전 등굣길에 학교 안의 언덕을 오르다 토끼 두 마리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았다. 우리 학교는 노고산 끝자락에 걸쳐 있어서 가끔 산토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토끼들은 지금 공원 조성 공사가 한창인 곳에 살던 토끼들이었고, 굴착기와 많은 인부들에 밀려 살던 곳을 잃고 내려와 헤매고 있는 것이었다.

 

총장이 올해 새로 취임한 뒤 학교 안에서는 굴착기 소리가 끊어지는 날이 없다. 산의 끝자락과 공터를 이용해서 공원을 조성하고 있고, 그 바람에 학교 안에서 노고산으로 가는 출입구마저 막힌 상태이다. 물론 공원이 생기면 학생들은 많은 편의를 보겠지만, 굳이 그곳에 살던 토끼와 온갖 새들, 그리고 다른 동·식물의 자리를 빼앗으면서 나무를 새로 심고 벤치를 만들 필요가 있을까.

 

지율 스님의 목숨을 건 단식 농성이 무의미하게, 천성산 터널공사가 얼마 전 재개되었다고 한다. 작은 공원을 조성하는 데도 여러 동·식물이 삶의 터전을 잃는데 터널이나 도로, 댐과 같은 큰 공사를 하면 얼마나 많은 동·식물이 설 자리를 잃게 되겠는가. 오직 사람만을 위한 공사를 할 것이 아니라, 원형의 자연 속에서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이 공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박소영/서강대 학생


 

--------------------------------------------------------------------------------

이주노동자 깔보고 선진국 타령
독자기자석
얼마 전에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 길에 생긴 일이다. 버스에는 외국인 노동자로 보이는 동남아시아 사람이 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외국인 주위에 있던 아주머니 두 사람의 행동을 보고 나는 당장 버스에서 내려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 그 두 사람이 그 동남아시아 사람에게서 냄새가 난다면서 자리를 옮기더니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 “깜둥이는 보기만 해도 싫어. 냄새도 나고 불결해.”

 

그 외국인이 두 사람의 행동과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나 하는 생각이 들자 나 자신이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향해 달려가고 아펙 정상회의를 개최하면 뭐 하겠는가. 국민의식은 아직 제자리걸음인데 말이다. 만약 서양인이 우리나라 사람을 피부색이 노랗다고 놀리고 냄새가 난다고 무시한다면 어떻겠는가.

 

외국인 노동자가 우리나라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한다. 만약 그들이 이런 대우를 받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면 우리나라에 대해 뭐라고 말할 것인지는 뻔하다. 선진국으로 진입합네 하는 우리나라에 아직까지 인종과 피부색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 한숨이 나온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대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하루빨리 국민 의식이 개선되기를 기대해 본다.

 

권혁동/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2동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