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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입장에서도 못 알아들었다. 국민들도 못 알아들었을 것이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16일 황우석 교수의 기자회견 뒤 반박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러한 소감을 피력했다. 노 이사장뿐만이 아니다. 젊은 과학도들과 기자들도 "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조차도 납득하기 어려운 황 교수의 이날 해명은 전문용어를 많이 사용했던 탓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논리적 일관성의 부족, 중요한 사실관계의 언급 배제 등 여러 요소로부터 기인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줄기세포 진실공방의 키를 쥐고 있다고 알려진 김선종 미국 피츠버그대학 연구원마저도 부분적으로 진술이 엇갈리는 등 황 교수의 해명에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결국 황 교수의 이날 해명 기자회견은 애초 기대와 달리 의혹만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전문가들과 시민단체에서 현재 제기하고 있는 황 교수 해명의 모순과 의문 몇 가지를 정리해 봤다. [의문 1] 줄기세포 몇 개로 <사이언스> 논문 작성했나 2005년 <사이언스>에 논문을 낼 당시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는 과연 몇 개였냐의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황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즈메디병원으로부터 회수한 배아줄기세포 2번, 3번과 추가로 수립된 6개의 배아줄기세포를 토대로 논문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황 교수팀의 논문이 <사이언스>에 제출된 것은 3월 15일이다. "미즈메디병원에 이미 보관 중이던 2, 3번 줄기세포만 다시 서울대에 반환했다. 이후 6개 줄기세포가 추가 수립됐으며 이를 토대로 <사이언스>에 논문을 제출했다. 이후 3개 줄기세포가 추가로 수립됐다." 다시 말해,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은 11개가 아닌 8개의 배아줄기세포를 근거로 작성됐다는 뜻이다. 그러나 김선종 연구원의 진술은 다르다. 김 연구원은 16일 현지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2번과 3번 셀라인으로 11개를 만든 것은 맞다"며 논문 작성 당시 보유한 체세포복제 줄기세포는 2개에 불과했음을 시인했다. 따라서 논문에 나온 11개의 배아줄기세포 가운데 적어도 3개, 많게는 9개가 허위·조작된 결과물이 된 셈이다. 이는 2, 3번을 제외한 9개는 가짜이며 3개는 가공의 데이터라고 말한 노성일 이사장의 발언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의문 2] 1개면 어떻고 3개면 어떤가 황 교수는 "2005년 논문에서 (줄기세포가) 11개가 아니고 1개면 어떻느냐. 또 3개면 어떻느냐, 1년 뒤에 논문이 나오면 또 어떻냐"고 반문했다. 가정법을 쓰기는 했지만 이는 자신의 연구성과를 스스로 부정한 가장 비과학적인 발언으로 꼽힌다. 2004년 논문과 대별되는 2005년 논문의 가장 큰 업적은 핵치환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의 성공확률을 1/242에서 1/17(185개 난자로 11개 배아줄기세포 수립)로 크게 높인 것이다. 이로 인해 환자맞춤형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의 상업적 활용가능성도 한층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황 교수의 항변대로라면 스스로 자신의 업적을 부정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2004년 논문에 비해 더 나을 것도 없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라면 2005년 논문이 <사이언스>에 게재될 리도 만무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그 말을 듣고 그가 과연 과학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와 관련, 줄기세포 개수가 아니라 원천기술의 보유 여부에 비중을 두는 듯한 발언으로 일관하고 있다.
황우석 교수는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와 황 교수팀 실험실의 핵치환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가 바뀐 것은 배양 초기 단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포가 뒤바뀐 구체적인 일시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줄기세포가 수립된 첫 단계, 즉 제1계대에서 환자 맞춤 줄기세포가 미즈메디 줄기세포 것으로 뒤바뀐 게 아닐까 하고 추정하고 있다."(황우석 교수) 의문은 그가 일시를 밝히지 않은 데서부터 출발한다. 추정할 수 있는 힌트가 없는 것은 아니다. "MBC의 불충분한 측정 혹은 실험 오류를 우려하여 일부 줄기세포를 검증해본 결과, 11월 18일 밤 본래 <사이언스>에 제출했던 DNA 지문과 차이나는 점을 확인했다"는 황 교수의 발언으로 볼 때 적어도 11월 18일 이전에 줄기세포가 뒤바뀐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만약 뒤바뀐 시점이 <사이언스> 논문 제출 이전이면 논문에 기재된 DNA 지문분석 자료와 사진의 다수는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가 아닌 미즈메디병원의 잉여 수정란 배아줄기세포로부터, 즉 가짜로부터 추출된 것임이 명확해진다. 다만 논문의 2, 3번 배아줄기세포의 DNA 지문분석과 사진은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바탕으로 작성됐을 가능성은 높다. 2, 3번의 경우 황 교수팀 실험실뿐 아니라 미즈메디병원에도 보관돼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뒤바뀐 시점이 논문 제출 뒤라면 문제의 DNA지문은 진짜, 즉 황 교수가 수립했다고 주장한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의 것이 된다. 이 경우 가공된 3개의 배아줄기세포를 제외하고는 지금과 같은 사진중복 논란이나 DNA 지문분석 조작 의혹은 애초부터 나타나지 않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11개 줄기세포 중 2개(2,3번)를 제외한 9개의 줄기세포가 중복 사진임이 드러나 있는 상태다. 따라서 뒤바뀌었다면 시점상 논문 제출 이전에 뒤바뀌었을 확률이 높다. 황 교수 주장이 사실이라면 논문 제출 이전에 누군가에 의해 줄기세포가 뒤바뀌었고, 이를 토대로 황 교수가 논문을 작성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황 교수 주장대로 '누군가에 의해 뒤바뀌었다면'이라는 가정일 뿐이다. 만약 뒤바뀌지 않았다면? 그래서 의혹은 여전히 남는다. [의문 4] 논문 제출 전까지 세포가 바뀐 것을 몰랐나 황 교수가 본인도 잘 모르는 채 누군가가 뒤바꾼 줄기세포로 논문을 작성한 경우에도 의문이 100%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당장 '황 교수팀은 대체 뭘 했느냐'는 질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황 교수팀은 논문 제출을 위해 적어도 수차례 체세포 공여자와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의 DNA 일치 여부를 확인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뒤바뀐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황 교수팀의 '직무 해이'가 심각한 수준임을 증명하는 꼴이 된다. 또 한 가지. 세포 관련 연구자들은 중요한 세포일 경우 훼손 가능성을 염려해 스톡(STOCK)으로 저장해 놓는다.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보관된 중요한 파일을 CD 등에 백업해 놓는 것과 같은 이치다. 황 교수팀의 설명대로라면 뒤바뀐 것은 단순히 앰플에 담긴 배아줄기세포뿐 아니라 스톡 전체일 수도 있다. 실험실의 관리 소홀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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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는 16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청와대 고위층에서는 이 일을 덮고 '재연을 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사태를 봉합하고 넘어가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17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도 당시(11월 28일) 접촉했던 청와대 고위층 인사가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이었음을 밝혔다. "청와대·정부, 진실조사하고 감독권한 행사했어야" 그는 또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대해 청와대브리핑에 글을 올린 게 11월 27일인데 글을 보면 그 전에 끝난 1차검증 내용조차 청와대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고 청와대의 정보력 부족을 지적했다. 이뿐만 아니라 황 교수팀 실험실의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와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배아줄기세포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황 교수가 인지했다고 주장한 시점은 11월 18일. 황 교수의 주장이 맞다면 열흘이 지나도록 김병준 실장은 물론이고 노무현 대통령조차 이 중대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청와대나 정부에서는 진실을 조사하고 국민을 대신해 당연히 감독권한을 행사했어야 한다"고 비판한 김 변호사는 "정부 쪽에서도 MBC에 혹시 무슨 압력을 넣진 않았는지 의심스럽다"며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이기도 한 그는 최근 방문진 이사회에서 최문순 사장이 한 답변을 전했다. 김 변호사는 "'청와대에서 방송하지 말라는 주문이 온 적이 있는가'라고 몇 번을 물었더니 최 사장은 '간접적으로 여러 채널에서 왔지만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 PD수첩 > 취재내용을 진작 방송했으면 국민의 혼란이 덜했을 것"이라며 "'X파일' 사건 때도 최 사장이 뚜렷한 원칙이나 철학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는데 이번에도 갈피를 못잡았다고 본다"고 최 사장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MBC의 고위 관계자는 "걱정해주는 전화는 무수히 많았지만 청와대에서 압력을 받은 적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답답하다고 느낄 정도로 청와대는 아무 대책이 없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핵심관계자 역시 "어떻게 < PD수첩 > 2탄을 방송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을 수 있겠느냐, 그런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김 변호사는 "서울대에 설치된 세계줄기세포허브 등을 통해 황 교수의 연구성과가 이어져야 한다고 본다"며 "사건진상을 몰랐던 연구원이나 교수들이 재기불능에 빠지지 않도록 책임질 부분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햇다. 김 변호사는 황 교수에 대해 "진실이라는 원칙을 견지하면서 새 출발을 하시면 좋겠다"며 "연구를 더욱 열심히 하면 좋은 새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큰 분"이라고 평했다. 다음은 김형태 변호사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11월 28일 청와대에 자세한 보고 들어갔지만 묵살" - 이번 사태에서 언론도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고 본다. 일부 언론은 '황 교수 지지'를 표면에 내세워 진실보도를 가로막기조차 했는데. "MBC에 책임이 있다고 본다. < PD수첩 > 취재내용을 진작에 방송했으면 국민이 덜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취재윤리 문제가 터지니 MBC는 쑥 들어가버렸다. 과거 박정희 정권 시절 압력으로 광고가 들어오지 않았을 때도 그 신문은 백지광고를 실으면서까지 신문을 냈다. MBC가 < PD수첩 >을 중단하고 방영하지 않은 점은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최문순 사장 취임 당시 개인적으로 상당히 기대했는데, 그동안 'X파일' 사건 등을 통해서도 최 사장이 뚜렷한 원칙이나 철학을 갖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일이 많다. 이번에도 최 사장이 갈피를 못잡았다고 본다. 다른 언론들은 진실을 찾을 생각은 하지 않고 편가르기, 상대방 헐뜯기에 집중했다. 실용화 단계에 접어든 성체줄기세포의 경우 투자하는 만큼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를 실용화시킬 수 있으려면 50년이 걸릴지 언제가 될지 모른다. 그런데 당장이라도 강원래씨 같은 분이 일어설 수 있다고 선전해 국민들이 정신없게 만든 것은 정부와 언론의 책임이다. 연구의 정확한 실체를 보여주지 않은 것이다." - 정치권과 정부의 대응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나. "정치권도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황 교수의 업적을 이용하려고 뛰었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심각한 것은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대해 처음 글을 올린 게 11월 27일인데 이를 보면 1차 검증 결과를 모르고 있었다. 결국 청와대는 이번 사태의 자세한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 11월 28일에는 청와대에 민감한 부분까지 정보가 다 올라갔으나 고위직에서 묵살된 것으로 알고 있다. 청와대 고위층에서는 이 일을 덮고 '재연을 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사태를 봉합하고 넘어가려고 한 것 같다. 그러나 청와대나 정부에서는 줄기세포가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당연히 감독권한을 행사해 황 교수가 스스로 진실을 밝히도록 했어야 한다. 정부 쪽에서도 혹시 MBC에 압력을 넣진 않았는지 의심스럽다." - 정부가 MBC에 압력을 넣었다고 보는 이유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 최문순 사장을 앉혀놓고 심하게 질책했다. '청와대에서 방송하지 말라는 주문이 온 적이 있는가, 몇번 왔는가'라고 물었더니 최 사장이 '간접적으로 여러 채널에서 왔지만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내가 정부쪽에도 확인한 결과 수십 채널로 그런 압력이 들어간 것 같다." - YTN이 김선종 연구원 인터뷰를 통해 < PD수첩 > 후속편 방송을 막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는데, '황우석을 죽이러 왔다'는 식의 발언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MBC가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는 사안인가. "광고중단 압력 등으로 방송을 막는 것은 업무방해이므로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문제다. YTN의 김선종 연구원 인터뷰는 취재의 ABC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최소한 김 연구윈의 '중대발언' 내용이 뭔지 알아보고, 어느 말이 맞는지 MBC에 확인은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 PD수첩 > 대하는 황 교수 태도에 가슴 덜컥 내려앉았다."
- 언제부터 줄기세포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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