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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왜냐면 | 등록 2004.03.17(수) 19:24 |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재반론-박임용씨의 ‘그의 죽음을 이용하지 말라’에 대해 3월4일치 ‘왜냐면’에 기고한 본인의 글에 대한 박임용 현대중공업 이사의 반론(3월11일치)에 대해 재반론을 제기한다. 박임용 이사의 반론은 사태의 본질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지난 4월9일 현대중공업의 정규직 노동자인 유아무개씨가 공장 이동용 사다리에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 유씨는 “사측의 산재처리 포기 종용과 압박에 항의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현대중공업에서 산업재해 은폐시켜 노·노 갈등 만들어 한 늙은 노동자가 목매달아 죽게 된 실상을 낱낱이 시민단체와 언론에 공개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유서를 남겼다. 그럼에도 회사쪽은 개인적인 비관과 동료들과의 갈등으로 인한 자살이라고 한다. 나는 이 죽음의 진실을 얘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현대중공업은 마찬가지로 박일수 열사의 죽음을 개인비관, 복잡한 집안사정 때문에 죽은 것 이라며 망자의 명예는 물론 죽음의 본질까지 왜곡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박일수 열사가 협력업체의 정규직으로 일당 93,000원의 고임금 노동자이고, 이미 지난해 12월에 퇴직한 노동자로 자신들과 아무런 상관도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지난 2월26일 진용기, 조광한이라는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동자 두명이 사내하청노조의 조합원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기자회견이 있었다. 비참하게도 그들은 그동안 조합원임을 스스로 공개하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들의 신분이 공개되는 순간 해고는 물론, 자신이 속한 하청업체 폐업으로 이어지는 탄압 때문이었다.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그런 심정과 마찬가지로 그들도 법으로 보장된 자신들의 신분을 드러낼 수 없었다. 우려했던 바대로, 일주일만인 지난 3월2일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식당에 무단으로 침입하고, 사전에 회사와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의 ‘출입금지 통지서’가 급조됐고, 회사 경비들에 의해 정문에서 출입증이 빼앗겨 현장 출입을 봉쇄당했다. 박임용 이사는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이 월평균 200~400만원대이고, 하청노조 관련자(노조활동으로 해고)들의 연봉이 3,000만원 안팎이라는 터무니 없는 얘기를 하고 있다.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은 시급제, 일당제가 있다. 시급은 초임 3,700원~6,000원까지 있다. 6,000원짜리 고시급자 하청 노동자가 한달에 350시간(잔업, 특근, 야간노동) 넘게 해야 220만원 정도를 가져간다. 일당은 하루 최고 12만원까지 상대적으로 고임금을 받는다. 그러나 일당제로 일하면, 4대보험(의료보험, 산재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연월차, 퇴직금 등 근로기준법으로 보장돼 있는 어떠한 권리도 주어지지 않는다. 보통 하청노동자의 임금은 직영 노동자의 약 60% 수준이다. 그렇다면 현대중공업 정규직노동자들의 임금도 340~660만원 정도 일텐데 이도 터무니 없는 얘기다. 박임용 이사는 협력업체들이 벅차고 귀찮을 정도로 법적 규제를 받고 있다고 한다. 과연 그렇다면 본인은 현대중공업과 사내하청업체에 몇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먼저 울산지방노동사무소에 제기되는 현대중공업과 사내하청업체에 대한 민원과 고소·고발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을 요구한다. 또 하나는 정부와 노동부가 동의하고 민주노총이 제안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노동부, 민주노총이 합동으로 원하청의 불공정 거래와 실태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는지를 묻고 싶다. 그리고 박 이사는 현대중공업이 엄청난 금액의 안전설비와 안전요원, 심지어 사고를 낸 당사자까지도 징계할 정도로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본인이 앞선 글에서 밝힌 중대재해에 의한 죽음과 현대중공업 안전보건총괄중역의 구속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또한 박임용 이사는 열사 분신대책위가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고의로 농성 텐트에 아이들과 항암치료를 받던 여성을 두었다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심한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텐트에 사람들이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소화기, 각목, 파이프로 무장한 경비들이 습격해 벌인 폭력난동을 불법텐트 철거라 주장하고, 심지어 이를 말리던 경찰까지 폭행을 했으면서도 열사 분신대책위가 고인의 시신을 볼모로 투쟁을 벌인다고 한다. 또한 박일수 열사의 죽음을 특정 정당의 정치적 이해를 돕기 위한 불순한 의도라고 강변하고 있다. 지금 울산 동구에는 현대중공업의 조직력이 총동원돼 뿌린 고인과 열사 분신대책위에 대한 음해 홍보물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과연 누가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열사 분신대책위는 현대중공업이 얘기하는 것처럼 세계 굴지의 회사를 망하게 하려는 것도, 그리고 특정인을 음해하기 위해 조직된 것이 아니다. 다만 현대중공업 담장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살인적인 노동강도와 사내하청노동자들에 대한 비인간적 차별, 공공연한 노동탄압이 중단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현대중공업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는 진리를 인정하고 그동안 박일수 열사에 대한 음해와 왜곡에 대해 정중히 사죄하고, 조속히 사태해결을 위해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할 것이다. 이동익/박일수열사 분신대책위 상황실 언론담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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