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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방송사 2차 기습작전'을 펼쳤으나 또 다시 본전도 못 찾고 돌아오는 '수모'를 당했다. 이상득 사무총장과 고흥길 부총장, 김문수·권오을·박진 의원 등 대표 경선 후보들은 19일 KBS·MBC를 방문해 경선 후보자 토론회 방송을 요구했다. 그러나 양 방송사는 다른 당과의 형평성 문제를 들며 토론회 방송을 거부했다. 특히 한나라당 일행과 안동수 부사장의 면담이 길어지자 접견실 밖에서 안 부사장을 기다리고 있던 KBS 노조는 "한나라당은 언론자유를 침해말라"며 구호를 외치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앞서 최병렬 대표도 지난 15일 탄핵안 가결 보도에 항의하기 위해 양 방송사를 방문했지만, 오히려 "편성권을 침해한다"는 항의를 받고 물러나야 했다. 한나라 "살려달라" 호소... KBS·MBC "타당 반론권 요구 감당 못 해" 한나라당 일행은 이날 오전 10시 40분경 KBS에 도착했다. 그러나 사전에 한나라당측의 방문 연락을 받지 못한 안동수 KBS 부사장은 오전 10시부터 노조와 함께 총선 공정방송협의회에 참석 중이었다. 한나라당 일행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안 부사장은 회의장에서 나와 이들을 6층 접견실에서 맞았다. 고흥길 사무부총장은 안동수 KBS 부사장에게 "(전당대회가)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이 나왔고, 방송사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긴다고 했다"며 "대표를 뽑는데 여론조사를 50% 반영하기 때문에 당연히 공영방송에서 국민들이 한나라당 대표 후보가 누구인지 알릴 의무가 있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안 부사장은 "정치 일정상 총선이 임박해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만 (대표 경선 토론회를) 또 하게 되면 편파시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한나라당의 같은 요구에 대해 구본홍 MBC 보도본부장도 "지난해 각 당 대표경선 토론회를 다 해줬다"며 "그런데 한나라당만 또 해주면 열린우리당뿐 아니라 민주당, 자민련, 민주노동당이 반론권을 신청하게 될 것이고, 토론회 도중 탄핵 정국과 관련 감당 못할 얘기가 언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흥길 부총장은 그러나 "반론권은 동등한 조건과 시기, 성격의 행사여야 하는데 다른 당은 전당대회를 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방송사에서 토론회 요구를 거부하면 사실상 국민들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고, 공영방송에 대한 불신을 초래, 상당한 국민적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이상득 사무총장은 읍소 작전으로 나섰다. 이 총장은 "부탁한다, 우리당을 살려달라"며 재차 토론회 방송을 요구했다. 그러나 양 방송사는 '방송 불가' 방침을 끝내 고수했고, 이로 인해 당초 방송을 하기로 예정했던 SBS 역시 이날 오전 한나라당에 '방송 불가' 입장을 통보해왔다. KBS 노조 "차떼기당이 언론자유 침해"... 한나라 "국회의원 신세가 비참하구만" 한편 한나라당 일행이 안동수 KBS 부사장과 면담을 하는 도중 KBS 노조원 10여명이 접견실 밖에서 "차떼기당 한나라당 언론자유 침해말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접견실에 들어온 김영삼 KBS 노조위원장은 한나라당 일행을 향해 "갑자기 쳐들어와서 부사장을 협박해도 되느냐"며 "나가 달라" 요구했다. 고흥길 의원이 "협박하러 온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김 위원장은 "사전에 정식으로 약속도 잡지 않고 이렇게 쳐들어 온 것이 협박이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김문수 의원은 "그렇게 고함을 지르고, 구호를 외치는 것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김 위원장이 밖으로 나간 뒤에도 고흥길 의원은 안 부사장을 향해 "어느 회사가 사장과 면담하고 있는데 노조가 와서 그렇게 하느냐"며 "도대체 제대로 된 집안인가, 뭐 하는 집안인가"라고 화를 냈다. 김문수 의원도 격앙된 목소리로 "나도 더 과격한 노조도 해봤지만 손님이 왔는데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처음 봤다"며 "이런 식으로 모욕을 주고 집단적으로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발끈했다. 김문수 의원은 면담을 끝내고 나와 김 위원장에게 "우리가 쳐들어온 것이 아니라, 안내를 받고 들어왔다"고 재차 항변했지만, 김 위원장은 "대통령을 탄핵시킨 정당이 왔는데 누가 안내를 안 해 주겠느냐"고 맞섰고, 김 의원은 "오뉴월 개만도 못한 대접을 받고 간다"고 씁쓸해 했다. 다음은 이날 이상득 사무총장을 비롯한 한나라당 대표 경선 후보자들과 안동수 KBS 부사장, 노조원들과의 대화록 요지이다. 권오을 "대표 경선주자 TV토론회가 무산되면 KBS 스스로 편파방송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니, 상식적으로 판단해달라." 박진 "총선이 임박한 것은 사실이다.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당내 사정이 있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도 심야토론까지 편성해 충분히 방송해주지 않았나. KBS에서 공정보도를 하지 않으면 다른 방송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안동수 "정치 일정상 총선이 임박해 있다. 우리는 여야를 생각하거나 균형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횟수에 있어서 3개 당에 대해 공정하게 해야 한다. 한나라당만 (대표 경선 토론회를) 또 하게 되면 편파시비를 감당할 수 없다. 더구나 총선이 20여일 남았는데, 그에 대한 항의를 어떻게 감당하나." 김문수 "무슨 편파시비가 있다는 것인가?" 안동수 "한 번 했는데 한나라당만 더 할 수 없다. 또 선거가 임박했기 때문에 홍보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시비를 불러온다." 김문수 "우리도 반론을 하자면, 요즘 KBS가 엄청나게 편파방송을 하고 있지 않나." 안동수 "그것은 또 다른 문제 아닌가. 우리의 어려운 입장을 이해해달라." 고흥길 "예의상 할 말은 다 했다. 선관위에서는 선거법 위반 아니라고 유권해석이 나왔고, 방송사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긴다고 했다. 한나라당의 전당대회는 정당의 행사만이 아니다. 특히 대표를 뽑는데 여론조사를 50% 반영해야 한다. 당연히 공영방송에서 국민들이 한나라당 대표 후보가 누구인지 알릴 의무가 있다.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열린우리당과 형평성 문제는 할 얘기가 아니다. 한나라당 대표 주자 5명이 모두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하기 때문에 그 지역에서도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열린우리당에서 8명이 당 의장 경선을 할 때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균형을 따질 때가 아니다. KBS에서 만일 토론 방송을 무산시킬 경우 전적으로 KBS에 그 책임이 돌아갈 것이고, 다른 방송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제작진이나 보도본부장 등을 불러서 함께 논의를 해서 오늘 결론을 내리자. 제가 알기로는 위에서는 하려고 하는데 밑에 있는 제작진이나 노조에게 반대한다고 하더라. 그것에 흔들려서는 안된다. 논리적으로 우리를 설득해달라." 안동수 "내가 개인적으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 내부적인 논의한 끝에 결정된 것을 말씀드리는 것이다. 최병렬 대표에게도 말했지만 제작 책임자나 보도본부장 등과 직접 만나서 말 할 수 있는 제도가 없다. 그런데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제작진을 직접 만나도록 요구하는 것은 우리들도 부담이고, 한나라당에게도 정치적 압력으로 비춰질 수 있어서 바람직하지 않다." 고흥길 "정치적 압력이 아니다. 제작 실무자가 아니라 보도본부장 급을 만나겠다는 것이다." 안동수 "KBS 내에서 보도본부장과 만나는 것은 절대 안 된다. 개인적으로 바깥에서 만나는 것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여기에서 이런 사안을 가지고 만나는 것은 안 된다. 회사 질서상 그럴 수 없다." 이상득 "왜 안되나. 만나러 가야겠다. 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온 것이다." 안동수 "국민의 한 사람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대표로 온 것 아닌가." 이상득 "다른 소리 할 것 없고, 내가 이렇게 통사정한다." 박진 "원칙을 지켜달라. 어떤 식으로든 오늘 매듭을 지어야 한다." 안동수 "저희들도 원칙적인 입장에서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권오을 "이런 상황에 대해 시청자들도 알 것 아니냐. 뭐라고 생각하겠나. 정당이 KBS에 공식 요청을 했는데…. 국민들이 뭐라고 하겠나. 다른 당이 요구하면 다 해주고…. KBS가 안 해주면 다른 방송도 안 한다." 이상득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의장이 한나라당 토론방송을 해주면 자기들도 해 달라고 요구를 했다던데?" 고흥길 "말이 안 된다. 같은 비중의 행사를 해야 하는데, 열린우리당이 전당대회를 한다면 모르겠다. 그렇게 기계적으로 같은 시간대를 요구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안 부사장의 말이 논리적으로 설득이 안되고, 타당하지 않다. 논리적으로, 법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 KBS는 부당하고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못하는 것이다. 왜 우리를 납득시키지 못하나." (KBS 노조 관계자가 접견실로 들어옴.) 노조관계자 "노조와 회사에서 총선 공정방송과 관련 회의중이었는데, 부사장이 이 자리에 와 있어서 논의가 원만히 진행되지 못한 채 벌써 1시간동안 중단되고 있다. 회의를 다시 진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 고흥길 "미안하게 됐다. 그런데 이런 문제도 공정방송 회의와 연결된 것이다. 노조위원장이나 공정방송위원장과 함께 얘기해도 좋다. (안 부사장을 향해) 그럼, 다시 논의할 것으로 알고 가겠다. 오후 2시까지 결론을 내려서 연락을 달라." 이상득 "내가 장사꾼 출신이어서 정치를 잘 모르지만, 방송이 너무 심하다. 중심 잡고 잘해달라." 노조 "대통령 탄핵시킨 정당 왔는데 누가 안내 안 해 주나?" 김문수 "오뉴월 개만도 못한 대접을 받고 간다" (접견실 밖에서 "차떼기당 한나라당 언론자유 침해말라" 등의 구호소리가 들림. 10여명의 노조원이 구호를 외치고 있음. 김영삼 노조위원장이 접견실 안으로 밀고 들어와 한나라당 일행을 향해 대뜸 "이제 나가세요"라고 일갈함. 김영삼 "이제 나가달라. 이렇게 갑자기 쳐들어와서 부사장을 협박해도 되나?" 고흥길 "(황당한 표정으로) 협박을 한 것이 아니라…." 김영삼 "사전에 정식으로 약속도 잡지 않고 이렇게 쳐들어 온 것이 협박이 아닌가. 그동안에 정황을 보면, 지난번에도 민주당과 함께 방송사를 압박하지 않았나. 공문을 보내 온 것으로 안다. 그렇다면 우리가 내부 논의를 거쳐 통보를 해 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닌가." 김문수 "우리가 언제 쳐들어왔나. 안내 받고 들어왔다. 우리는 여기에 방문도 못하나. 그런데 그렇게 고함을 지르고, 구호를 외치는 것은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이해를 못하겠다." 김영삼 "사전에 약속을 하고 와야지, 지금 우리도 회의를 못하고 있지 않나. 의사를 다 전달했으면 빨리 일어나서 나가달라." 고흥길 "우리는 압박하려고 온 것이 아니다." 김영삼 "지금 하고 있는 것은 편성권 침해다. 방송법 4조에 편성권을 침해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고흥길 "알고 있다." 한 노조원 "그런데 왜 살려달라고 하나. 어서 나가달라." (김영삼 위원장은 접견실을 나와 노조원들과 함께 다시 구호를 외침.) 이상득 "국회의원 신세가 참 비참하구만." 고흥길 "(안 부사장을 향해) 어느 회사가 사장과 면담하고 있는데 노조가 와서 그렇게 하는가. 도대체 제대로 된 집안인가. 뭐 하는 집안인가." 김문수 "(격앙된 목소리로) 우리가 언제 쳐들어와서 면담을 요구했나. 상식적으로 이런 경우를 당한 것이 이해가 안 된다. 저도 노조 해봤고, 더 과격한 노조도 해봤지만 손님이 왔는데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처음 봤다. 나도 시청료 내는 국민이다. 이런 식으로 모욕을 주고 집단적으로 하는 것이 말이 되나. 국회의원이 아니더라도 …." 안동수 "민감한 때이니까 이해를 해달라." 김문수 "민감하긴 우리가 더 민감하다." 이상득 "(접견실을 나서며, 노조원들을 향해) 여당도 아니고 야당에게 이럴 수 있나? 아무리 잘못했다고 하지만…." 노조원 "뭘 잘못했나?" 이상득 "(불쾌한 표정으로) 예의를 갖춰야지." 노조원 "우리는 최대한 예의를 갖춘 것이다." 이상득 "예의를 갖춘 것이 구호를 외치고 그러나." 노조원 "그러니까 절차를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 김문수 "우리는 안내를 받고 왔다." 김영삼 "대통령을 탄핵시킨 정당이 왔는데 누가 안내를 안 해 주겠나?" 노조원 "KBS 간부들은 상당히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문수 "(엘리베이터 앞에서) 오뉴월 개만도 못한 대접을 받고 간다." 이상득 "우리가 구호를 외치면서 항의해야 하는데 왜 자기들이 구호를 외치나." | ||||||||||||
2004/03/19 오후 4:57 ⓒ 2004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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