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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이 한나라당 대변인으로 전격 발탁됐다. 결국 제자리 잘 찾아 들어간 셈이다. 그런데 그녀는 불과 이틀 전만 해도 TV 토론에 나와 탄핵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를 애써 강조하던 사람이 아니던가? 물론 이틀 전에는 한나라당 대변인 신분이 아니었고, 정당 대변인 역시 국민의 한 사람 아니냐고 강변할지도 모른다. 이틀 전 TV 토론에서 보여준 모습이라면 능히 이런 주장을 하고도 남을 듯 싶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원내 제1당의 대변인이 하루만에 뚝딱 결정되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전국의 시청자들 앞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전여옥은…" 이라며 한껏 목청을 높였던 그녀의 행보는 결국 치졸한 꼼수에 불과했음이 드러났다. 이런 식으로 꼼수를 부리는 것보다는 그냥 담백하게 "한나라당 지지자로서 전여옥은…"이라고 밝히는 것이 차라리 더 나을 뻔했다. 이문열의 꼼수는 분명 전여옥 보다 한수 위다. 그는 MBC 뉴스에 나와 국민의 70%가 반대하고 있는 국회의 탄핵 가결이 정당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문열 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던 그거야 어디까지나 본인의 자유다. 하지만 촛불시위를 "개인숭배의 싹"이라 규정하고, 탄핵 사태를 "국민의 온정주의에 대한 기대를 가지면서 고의로 계획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악의적이다. 국회의 폭거에 항의하는 국민의 성난 목소리를 '노빠들의 광신도적 행위'로 폄하하고, 순진무구한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조작된 음모로 몰아붙이는 고도의 수사를 펼치고 있으니 말이다. 역시 베스트셀러 작가는 뭐가 달라도 확실히 다르다.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를 애써 '친노 대 반노'의 구도로 묘사하려는 그의 처절한 작가 정신이 사뭇 눈물겹다. 나라를 구하겠다며 단식까지 감행하는 기개를 보여줬던 최병렬, 그리고 '미스터 쓴소리'라는 멋진 별명까지 갖고 있던 조순형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여 보여준 대응도 옹색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지금의 사태를 난데없이 방송 탓으로 돌려 방송국 항의 방문에 열을 올리고, 과학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여론 조작이라고 우기고 있는 모습이란 그야말로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눈흘기는 꼴이다. 이것도 부족해서 이성을 잃고 폭력적으로 탄핵안을 가결시킨 불과 며칠 전 자신들의 행위를 망각한 채, 탄핵을 반대하며 촛불시위에 나선 다수의 시민들이 곧 이성을 되찾을 것이라 기대한다니 그야말로 적반하장도 유분수이다. 기세 등등하게 탄핵안을 가결시키던 그 자신감은 갑자기 다 어디로 가고 하나같이 이렇게 조잡한 꼼수 부리기에 골몰하고 있는 것일까? 그들은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이 많다. 자신들이 지금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아직 잘 모르고 있으며, 이렇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얄팍한 행동을 용납지 않을 만큼 우리 국민들의 의식이 부쩍 커버렸다는 사실도 잘 모르고 있다. 국민 대다수의 반대 여론을 외면하고 강제적으로 탄핵안을 가결시키고, 그것도 모자라서 졸렬한 꼼수로 사태의 본질을 왜곡시키려는 행위가 민주주의는 물론이요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까지도 두 번 죽이는 거라는 사실 역시 모르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정치인들의 그릇이 고작 이렇게 꼼수나 부리는 수준밖에 안된다는 사실이 지금 국민들을 더욱 슬프게 만들고 있다는 것 역시 아직은 잘 모르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대통령이 사과를 하면 탄핵안을 철회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솔직히 사과 한마디면 철회시킬 사안을 갖고 탄핵까지 몰고 갔다는 것 자체가 애초에 말이 안되는 일이다. 진짜로 탄핵해야 할 사유라면 사과보다 더한 걸 해도 탄핵은 관철시켜야 함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의 폭거는 애초부터 정당성이 없는 행위였으며, 따라서 지금 보여주고 있는 꼼수는 정당성을 상실한 이들이 할 수 있는 마지막 몸부림에 불과한 것이다. 어찌됐건 이제 공은 다시 당신들에게로 넘어왔다. 당신들이 대통령에게 요구했던 것처럼 이제는 당신들이 국민들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라. 떳떳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라. 당신들을 향한 국민적 탄핵을 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이런 식의 얄팍한 꼼수가 아니라 솔직한 사과뿐임을 하루빨리 깨닫기 바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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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16 오후 4:44 ⓒ 2004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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