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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29일 오후 2시. 겨울방학을 하루 앞두고 대전 대신고등학교 2학년 6반 교실에서는 아주 특별한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35년 동안 평교사로서 교직 생활을 해 온 길홍기(윤리·62) 선생님의 마지막 수업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동료교사로부터 선생님의 마지막 수업 장면을 사진으로 남겼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카메라를 준비하여 2학년 6반 교실에 들어갔습니다. 먼저 학생들에게 취지를 설명했더니, 학생들이 일제히 나와 칠판에 선생님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를 적기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은 선생님께서 평소 잘 쓰는 언어와 감사의 마음이 담긴 문구들을 칠판 가득 적었습니다. 드디어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학생들은 일제히 교실 출입구에 모여 선생님의 마지막 수업을 뜨거운 박수로 맞이했습니다.
"그래 그래, 고맙다!" 심약한 제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교탁에 놓인 출석부에 교과명과 지도교사 이름을 기록하고 마지막 수업을 진행하셨습니다. 그때 심정이 어떠셨을까요?
"살아온 세월 참 많은 것 같은데, 지나고 보니 너무나 짧구먼!" 보름 전, 선생님께서 특유의 온화한 미소로 한 말씀 주셨습니다. '지나고 보면 너무나 짧으니 교사의 길 참되고 바르게 걸으라'는 말씀으로 들렸습니다. 평교사로서 35년! 이제 교직 생활 18년을 맞이하고 있는 제게 언제나 훈훈한 덕담과 바른 생활로 모범이 되어 주시던 선생님! 그 많은 세월 동안 결근 한번 안 하시고 승진 싸움이나 세파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한 길 아이들 위해 걸어오신 자취를 존경합니다. 선생님! 아쉬운 마음 넘치지만 명예로운 정년퇴임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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