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인권교육' 없는 학교 '집단괴롭힘' 계속된다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3. 27. 08:42

본문

728x90
'인권교육' 없는 학교 '집단괴롭힘' 계속된다
<오마이뉴스> 후원, "집단괴롭힘, 교육적 해결방안 토론회"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김범기(domin) 기자   
▲ ‘집단 괴롭힘, 언론보도와 교육적 해결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19일 오후 경남도민일보 강당에서 열렸다.
ⓒ2004 경남도민일보
학교폭력 문제해결의 관건은 입시교육에 설자리를 잃어 가는 ‘인성·인권교육’을 얼마나 강화하느냐와 청소년 학생 또래집단간에 이뤄지는 건강한 동아리활동이 얼마만큼 활성화 되느냐에 달려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오마이뉴스> 후원으로 <경남도민일보>, 경남민언련, 전교조 경남지부 등이 공동으로 지난 19일 경남도민일보사 강당에서 연 "집단괴롭힘, 언론보도와 교육적 해결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참여한 이들은 학생뿐 아니라 교사·학부모·교육당국 등 모든 교육 주체가 인성·인권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깨닫고 학교 현장에서 실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학교현장의 ‘성적 제일주의’에 시달리는 학생들이 스트레스도 풀고 자기 소질도 계발하며 아울러 건전한 인간관계 형성과 민주성·사회성을 쌓을 수 있는 동아리 활동 등 학생자치활동의 보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조 발제에 나선 경남대 학생생활연구소 김원중 교수는 집단따돌림 현상 분석에서 “왕따는 한 학생에 대해 지속 반복적으로 이뤄진다는 것과 힘의 불균형에 따른 대인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이 단순 폭력과 다르다”며 “집단따돌림을 비롯한 학교폭력의 원인은 청소년들의 내면에 쌓여 있는 ‘공격성’의 발로이며 이 공격성은 자신이 바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욕구좌절’과 타인의 공격으로 말미암아 자라난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은 발달단계상 또래집단간의 유대감이 강하다”며 “또래집단이 바람직한 활동을 주로 하느냐, 그렇지 못하냐는 청소년들의 삶의 현실과 내면상태에 따라 결정되는데, 집단으로 따돌리는 잔혹한 행동은 그만큼 청소년의 삶의 조건이 척박하기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결국 청소년들이 다양한 동아리활동 등 학생자치활동을 통해 건강한 생활과 삶의 조건을 갖도록 교육적·사회적으로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가능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소년 인성·인권교육 강화, 건강한 동아리활동이 열쇠

토론자로 나선 창원문성고 한혜수 학생회장은 “학생회장에 출마하면서 동아리 등 학생자치활동의 활성화를 최우선 공약으로 꼽았다. 동아리활동은 새롭고 넓은 인간 관계를 쌓음과 동시에 적극적인 민주의식을 함양한다는 믿음 때문”이라며 “동아리에 대한 열정과 부원간 두터운 우정은 학교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자신이 잘 하는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집단따돌림 문제를 바로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해 동아리활동 활성화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뒷받침했다.

그는 또 “부모들은 공부 밖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려는 슈퍼맨을 자처해 청소년을 공부만 하는 ‘덩치 큰 아이’로 만들고 있으며 주위의 갈등에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이겨 나갈지에 대한 학습은 전무하며 놀이를 통해서도 자치활동을 통해서도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없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또 “외롭고 견디기 힘들어 ‘상담실’을 찾지만 그곳엔 수북히 쌓인 먼지들뿐”이고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하기로 한 날, 자율학습시간 내내 생각해둔 하소연은 ‘원하는 대학이 어디냐’는 말에 묻히고 만다”며 학교 현실을 꼬집었다.

정혜란 참교육학부모회 회원은 “동료 학생들에게 한 학생이 괴롭힘을 당하고, 보호자가 돼야 할 교장을 비롯한 모든 교사들은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우리 현실이 한탄스럽다”며 “잠시 장난인 것 같다고 발표했던 교육청의 태도에서 모두 폭력 불감증에 걸려 있지나 않은지 묻고 싶으며 이른바 ‘왕따 동영상’ 사건은 인권과 인성 교육의 필요성을 깨닫고 제대로 시행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집단괴롭힘 문제는 인성보다 인권교육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또 존중받는 일은 인권교육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실제 아이들 학교생활을 잘 들여다보면 일상적으로 인권이란 거의 고려대상이 아닐 뿐더러 개념조차 낯설고 버릇없음의 벽에 가로막혀 말도 꺼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안호형 창원반림중 학교운영위원은 “대부분 학교는 문제가 생기면 일단 보안 유지에 급급하면서 축소 은폐하려는 (잘못된) 문제해결 방법을 보인다”며 “학교 주체들이 함께 모여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야기하고 합의점을 만들 수 있는, 아직 학생 참여가 어렵지만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진상을 조사하고 심의 결정해야 한다”며 학교폭력 문제해결에서 학교운영위의 위상과 역할이 높아져야 함을 강조했다.
경남도민일보와 제휴 기사입니다.

2004/03/22 오전 11:45
ⓒ 2004 Ohmynews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