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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사들이 해야 할 일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3. 28.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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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학사들이 해야 할 일게시물 포워드
작성일: 2004/03/20
수정일: 2004/03/21
작성자: 신남호
이 글은 인천시 교육청 (http://www.ice.go.kr) - 사이버교육행정-교육정책의견함-중등교육과 및 전교조 인천지부에 게재한 졸필입니다.

1. 학교에 들러 수업지도안을 보는 악습을 그만두어야 한다.
대신 학교장이 예산을 방만하게 썼는지, 각종 공사를 벌이거나 매점 등을 수의계약하여 리베이트를 챙겼는지를 조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외부 회계전문가를 동반하여 학교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교육계 권력의 약자인 교사들을 감시하고 처벌하는 후진적인 행정을 그만 시급히 그쳐야 한다. 이렇게 불요불급한 서류 갖추기에 시간을 쏟으니까, 가랑비에 옷젖듯이 교사들의 교과탐구, 상담시간이 사라지는 것이다. 배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장학사들은 학교통제와 장악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한심한지고!……이론의 여지가 있으나, 장학사들이 교장들에 대한 견제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은근히 그리고 사실상 한편이다. 아니라고 강변할 때가 아니다.)

2. 메모지와 노트북을 가지고 학교를 다니며 이름없는 학생과 교사, 비판적인 교사들을 만나야 한다.
지금까지 장학사들은 마치 손님처럼 행세한다. 그리고 주로 교장을 만나고 점잖은 이야기 몇마디 하고 돌아간다. 돌아가기 전에 거의 구속력도 없는 주의를 교장이나 교사에게 주고 돌아간다.

그러면 결식아동, 소년소녀 가장, 결손가정의 아이들의 겪는 애환을 생생한 육성으로 들을 것이다. 그것은 행정이 교육을 지원하는 의지를 강화사키려 줄 것이며 민주적인 교육행정의 절실한 필요를 느끼게 할 것이다.

교육이민과 원정출산이 날로 늘고 있다. 해마다 원정출산은 약 7000여명이나 된다. 그리고 위와같이 교육탐색의 시간이 줄어들고 교사가 능력을 기를 기회를 상실하고 있다. 교사들의 능력을 제고시킬 수 없도록 만들어 놓고 교원평가를 요구받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장학사들은 자각이 없는 것이다. 교육후진국에서 발견되는 징후들이 아닐 수 없다.

3. 장학사들이 수업을 보고 조언을 한다는 것은 교육적으로 미미한 일이다.
세상에 전적으로 무익한 일이란 없다. 교육행정상 장학과 감사가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타당성의 일부는 늘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얼마나 중차대한 일에 소중한 시간과 경비를 쓰느냐 하는 것이다. 교사들의 수업능력을 결정하는 것은 학급당 학생수의 과다 여부, 공문과 행정서류 처리의 과다 여부, 수업시간의 과다 여부, 교육과정과 수업일수 및 수업시수의 운영의 자율성 여부, 교과서 밖으로 나가 원활하게 자료를 가져올 수 있는가, 맡은 학급에서만 시험을 출제함으로써 더 자율적으로 교육내용을 탐색할 자유의 여부 등 매우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고 있다.

이 변수들을 대부분 무시하고 또 개선할 엄두를 전혀 내지 못하면서 교실수업에서 교사만이 만능이라는 주술적인 편견에 따라 [수업지도안은 교사의 본분!], [교사만 잘 하면 돼!]하는 생각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교사에게 기대하는 바가 커도 환경조성과 행정으로 교육을 지원하는 봉사행정이 뿌리를 내린 지 오래다. 한국은 얼마나 척박하단 말인가?

이 상태에서 장학지도에 대비하여 2-3교시 수업지도안을 내라! 년간 수업지도안을 내라! 하는 것은 거의 기만적인 일이나 마찬가지다. 교사와 학생이 일과 공부를 많이 하게 만들며 감시와 처벌의 구도 속에서 장학사들의 일거리와 실적을 쌓게 해주는 기형적인 일들은 지금도 한창 진행중이다. 우리의 중등교육이 나아질 날은 언제란 말인가?

의식있는 교사, 의식있는 장학사가 체념하지 말고 이러한 문제성을 담론으로 확산시키며 실천할 때다. 후진국으로 갈수록 개인들의 체념이 많고 선의지를 발휘할 욕망을 쉽사리 접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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