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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에 교포교사가 많은 까닭은

박종국교육이야기/함께하는교육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6. 1. 24.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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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에 '교포교사'가 많은 이유는?
족벌 체제에 ‘교장·교감 되기’ 바늘구멍...논문 눈길

 

위성욱 기자 wewekr@idomin.com

 

속보 = 사립학교 교원 상당수가 근무중인 학교에서 자체 승진을 포기하고 있다는 박사학위 논문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16·17·18일자 1면 보도>

이는 도내 사립 초·중·고 학교장 10명 가운데 1명꼴로 정년을 넘겨 근무하고 있고, 특히 학교법인의 학교장 24%를 이사장의 친인척이 차지하고 있는 등 족벌운영 체제가 ‘교포교사(교장이나 교감 승진을 포기한 교사)’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경상대학교 대학원 교육학과 정병호씨는 최근 발표한 ‘공·사립 인문계고등학교 교사문화 비교’라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진주 ㄱ 공립고와 ㄴ 사립고의 승진구조와 교원연수에 대한 비교를 한 결과 승진에 대한 갈망이 공·사립간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정 박사는 “공·사립 모두 외견상으로 볼 때는 교장·교감·교사라는 조직라인을 가지고 있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사립은 관리자가 되는 길이 공립에 비해 훨씬 좁다”면서 “이 때문에 ㄱ 공립 교사들은 승진에 대한 관심이 높은 반면 ㄴ 사립고는 대부분 승진을 포기하는 교사가 많았다”고 말했다.

“진작에 승진 포기했습니다”

이를테면 공립의 경우 자신의 소속 학교가 아니더라도 다른 학교 교감이나 교장으로 승진하거나 장학사·연구사 등 전문직으로 가는 길이 열려있는 반면 사립학교는 상대적으로 기회가 적어 상대적인 위화감이 더 크다는 것이다.

정 박사는 “이 때문에 ㄴ 사립학교의 경우 관리자가 될 수 있는 유능한 교사가 많은데도 관리자의 길을 미리 포기한 교포 교사가 많다. 또 공립 교사들은 교원연수를 승진의 수단으로 여기고 있으나 사립교사들은 연수를 오히려 피할 수 있으면 피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공립 교원들의 승진에 대한 열망이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로 인한 부작용도 적지 않다. 정 박사는 “이같은 과도한 승진 경쟁은 ㄱ 공립학교 교사의 경우 학생지도와 무관한 연구점수 쌓기, 부장교사 임용과 관련한 동료교사 사이의 적대감, 점수 확보수단이 되어버린 연수 등의 승진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박사는 “현재 국·공립 학교의 교원승진 정책은 교단현장 말살정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말해 교장이나 교감 등 관리자로 승진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도록 강권하는 체제”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후 “그러니 누가 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전념하겠는가? 잿밥에만 정신이 팔려 학생교육은 내팽개치는 꼴과 다를 바가 없는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정 박사는 “현행 승진제도의 대폭 개선과 함께 관리자가 아니라 교단교사가 우대받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교사들이 승진보다 교단교사로 남아 평생을 학생교육을 위해 바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토대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며 “사립이 안고 있는 문제는 공·사립간 교사 교류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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