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월 2일. 대한민국 모든 학교라는 학교는
신입생을 맞이하는 날이다.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호기심으로 가득한 눈빛의 어린 초등학교 신입생들. 이 아이들의 입학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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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과 재학생들이 서로 마주보고 인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서로 쑥스러운지 어색한 인사로 인해 웃음 바다를 만들었다.
ⓒ 오명관
2006년 3월 2일. 대한민국 모든 학교라는 학교는 신입생을 맞이하는
날이다.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호기심으로 가득한 눈빛의 어린 초등학교 신입생들. 이 아이들의 입학식을 담아봤다.
이리신흥초등학교는
전북 익산시 금강동에 있는 조그마한 학교이다. 해방 직후 1946년에 분교로 시작하여 1957년에 정식 학교로 인가를 받아 약 60년 동안 이어
온 오래된 학교지만 익산시 변두리에 있어 시골학교처럼 보이는 곳. 전교생을 합쳐봐야 113명. 이 중 신입생이 28명이다.
이러다
보니 도시의 큰 학교처럼 시끌벅적하고 화려한 행사는 없다. 그저 학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학생들이 전부 다 나와서 간단하게 입학식을 치르는
정도다.
그런데 신입생 숫자에 비해 참석한 학부모님이 적어 그 이유를 물어보니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상당수 있다고 한다.
현재 보육원생을 통틀어 29명. 이 중 신입생이 1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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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찰을 달아주고 있는 1학년 담임선생님.
ⓒ 오명관
전교생 113명 중 보육원생 29명
김정구
교장은 "우리 학교는 익산시에서 상대적으로 빈곤층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특히 보육원에서 오는 아이들도 상당수 있어 잘 융합이 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또한 "다행인 것은 올해부터 전교생에게 급식을 무료로 제공할 수 있어 한시름 놨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일부 학생에게만 급식을 무료로 줄 수 있는 혜택이 있어 선정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그동안 마음고생을
토로했다.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큰 학교에서 적응을 잘 못한다. 그러다 보니 보육원생끼리 모여서 놀 정도로 경계심도 강하다.
그러나 여기서는 아이들 숫자가 적어 서로 친하게 지내고 다른 학교로 가는 것을 싫어할 정도여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식교육뿐만 아니라
서로 돕고 이해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법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각 학년에 한 학급씩 총 6개 학급이고 병설유치원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유치원생은 고작 7명. 그만큼 교육여건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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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줄에 있는 신입생과 뒷줄의 재학생. 그리고 학부모님과 선생님이 함께 하는 조촐한 신입생 환영식
ⓒ 오명관
가족 같은 학교 분위기
그렇지만 선생님들의
열의는 대단하다고 김 교장은 자랑한다. 그 이유는 한 학급에 많아야 30여명. 적은 학급은 20명도 안되기 때문에 학생들을 하나하나 신경을 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전교생이 웬만한 도시 초등학교 한 학년 학생수보다 훨씬 적어 선생님은 전교생을 다 알고 지낼 정도이니 한마디로 가족 같은
분위기라 할 수 있겠다.
1학년 담임을 맡은 선생님은 일일이 신입생들 목에 명찰을 걸어주며 첫 상견례를 하고 교실에서는 재미있는
숫자놀이로 금방 친해지고 있었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수줍어서 도망가거나 숨는 아이들의 해맑고 순수한 모습을 보며, 일부 몰지각한 어른들 때문에
상처받는 일 없이 잘 적응하여 즐겁고 재미있는 학교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