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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시 화양면 힛도에서 배타고 드나들었던 섬 백야도. 이제는 다리가 놓여 육지가 되었다. 지난해 백야대교의
개통으로 한때는 뭍에서 구경나온 사람들이 밀물처럼 밀려들었다. 섬사람들은 "이제 우리 섬도 살기가 좋아지겠구나" 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다리가 놓이면 분명 섬이 전보다 살기 좋아질 거라고…. 그러나 그 기대도 잠시 잠깐, 다리가 개통되자마자 벌써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8명이 여수 시내로 전학을 갔다.
그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학교 운동장에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천진스럽게 뛰놀고 있다. 백야리 안일초등학교 백야분교장이다. 이곳은 학생 수가 7명인 안일초등학교와 학생 수 5명인 병설 유치원이 있다. 초등학교는 선생님 3분이 복식수업을 한다. 병설 유치원은 학생 수 5명에 유치원 교사가 1명이다. 유치원생이 5명 이하면 폐교된다고 한다. 유치원생들의 휴식시간이다. 아이들은 경운기 위에서 놀고 있다. 한 아이가 나뭇가지를 한 주먹 쥐고 있다. 나뭇가지로 칼싸움을 할 거란다. 저쪽으로 달려가는 기원이가 대장이란다. 지혜는 여왕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학교 교문 옆에는 커다란 벚나무 세 그루가 떡 하니 버티고 있다. 학교 개교 이래 66년 세월을 함께 해온 학교의 살아 있는 역사다. 240세대가 사는 백야도는 가장 막내가 55세로 노령 인구가 대부분이다. 평균 연령이 60대 중반이다. 운동장 바로 앞에는 푸른 바다가 넘실댄다. 까치는 둥지를 지으려는지 부지런히 어디론가 나뭇가지를 물어 나른다. 텅 빈 운동장에는 노랑나비가 나풀나풀 날아다닌다. 뒤편 담장에는 개나리가 활짝 피었다. 8년 전에 문 닫은 중학교 건물이 슬픈 눈빛으로 멍하니 바다를 주시하고 있다. 아이들은 부모의 사업실패와 이혼 등으로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내맡겨졌다. 대부분 결손가정으로 할머니가 키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버지가 있어서 아버지의 고향인 이곳에 맡겨진 것이라고 한다. 손자 손녀 둘을 키우는 억척 할머니도 있다. 살짝 들여다 본 유치원 교실 "뭐가 들어 있을까요?" 선생님은 네모난 상자를 들고 아이들에게 흔들고 있다. "어! 소리가 안 나네." 노란 옷을 입은 지혜가 대답한다. "선생님! 실이요." "자~ 만져 보세요. 만져 봐요. 어때요? 느낌이…." "좋아요. 푹신푹신." 성수가 대답한다. "이제는 얼굴에 비벼 보세요." 선생님이 얘기하자 누군가 "따뜻해요"라고 말한다. 파랑 빨강 노랑 초록의 수많은 색실… 모양은? 선생님의 질문과 아이들의 대답은 끝없이 이어진다.
"안녕히 계세요." "성수야! 내일 만나." "자~ 그럼, 이제 목에 걸어볼까? 목걸이가 됐네." "연결해 볼까? 네모는 어떻게 만들까요?" 동그라미 세모 네모 숫자 만들기… 색실은 아이들의 상상대로 모양이 변해 간다. 기원이는 네모를 보고 생뚱맞게 개집이라고 대답한다. 와~ 모양이 변할 때마다 아이들은 신기한 듯 함성을 내지른다. "줄을 잡고 돌리자. 헬리콥터처럼 돌려봐요." 머뭇머뭇 하던 4살 난 신우주로는 선생님이 목걸이를 만들어 걸어주자 마냥 좋아하며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기차놀이 해볼까요?" 줄을 연결했다. "기차 갑니다. 길을 비켜요. 칙칙폭폭 떠나갑니다. 어서어서 올라타요." "건너가는 길을 건널 땐 빨간불 안돼요. 노란불 안돼요. 초록불이 돼야죠." '건너가는 길' 동요에 맞춰 신나는 기차놀이가 이어진다. 아이들과 이렇듯 열정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분은 안일초등학교 병설 백야분교장 유치원 홍미희(38) 선생님이다. "내일은 인형도 만들어보자. 집에 가면 손 씻고, 할아버지와 할머니 엄마 어깨 주물러드리세요." 우주로는 엄마가 데리러 왔다. 지혜는 혼자 교실 정리를 하고 있다.
백야도 등대와 해변
등대에서 해안으로 이르는 길가에는 분홍진달래가 수줍게 반긴다. 바닷물이 한가롭게 오가는 해변 갯바위에는 고둥이 덕지덕지 바위에 붙어 있다. 수많은 세월 파도가 오가며 만들어 놓은 갯바위의 아름다운 형상은 예술작품을 보는 듯하다.
백야도 쪽빛 바다에 서서 불어오는 봄바람 맞으면 가슴까지 시원해져 온다. 동박새와 뱁새는 숲 속에서 쉼 없이 오가며 재잘거린다. 밭갈이하고 고추밭에 바람막이 울타리 작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배상진(85)씨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배씨는 건너 산 밭에서 쟁기질을 하고 온단다. "언제 또 밭갈이해요?" 묻자 "몸이 안 좋은께 쉬엄쉬엄 해요. 빨리빨리 못해요"라고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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