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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조개

요리조리쿡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6. 10. 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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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맛!맛! 맛이 좋아 '맛조개'
<맛객의 맛있는 이야기> 바로잡아 먹는 그 맛
텍스트만보기   김용철(ghsqnfok) 기자   
▲ 죽합, '맛', '맛조개' 라고 부른다. 잡아서 바로 회로 먹으면 부드럽게 오독 씹히는 식감에 단맛이 난다
ⓒ 맛객

껍데기가 곧게 뻗은 대나무를 닮았다고 해서 이놈의 본명은 ‘죽합’, 사람들은 죽합 대신 ‘맛’. 또는 ‘맛조개’ 라고 부른다. 얼마나 맛있으면 그리 부르는 걸까?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그 맛의 기억…. 3년 전의 일이다.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 있는 장곡리 인근 갯벌에서 맛조개를 잡았다. 잡는 방법은 여느 조개와 다르다. 호미로 개펄을 파서 잡는 게 일반적인데, 맛 조개는 구멍에다 소금을 넣어서 잡는다. 호미나 삽으로 개펄을 5∼10cm 걷어내면 구멍이 나온다. 구멍이라 해서 무조건 맛조개가 있는 건 아니다. 동그란 구멍에다 소금을 뿌려서도 안 된다. 그래서는 백날 가도 맛조개 구경을 못한다.

맛조개는 타원형 구멍에 산다. 이 구멍 속에 맛소금을 조금 넣고 기다리면 된다. 잠시 후, 순진한 맛조개는 소금의 짠맛을 바닷물이 들어왔다고(밀물) 오해해서 나온다. 이때, 순간을 놓치지 말고 재빨리 엄지와 검지로 딱 집어야한다. 일단 집는데 성공했다면 서둘지 말고 힘 조절을 해가며 천천히 뽑아내면 된다.

타이밍을 놓치거나 손길이 조금만 스쳐도 잽싸게 구멍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맛조개, 이때는 미련 없이 포기해야한다. 한번 다시 들어가면 구멍을 아무리 파 봤자 맛조개의 비웃음만 살뿐이다. 이처럼 맛조개를 잡는 방법도 인상적이지만 그보다 즉석에서 회로 먹었던 맛조개 맛은 평생을 가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맛있었다.

맛조개 잡는 법

▲ 삽이나 호미로 뻘 모래를 걷어내면서 죽합 구멍을 찾는다
ⓒ 맛객

▲ 타원형 구멍 안에 소금을 넣는다. 일반소금보다 맛소금이 좋다
ⓒ 맛객

▲ 구멍 근처에 손을 대고 죽합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 맛객

▲ 죽합이 나오면 재빨리 잡는다
ⓒ 맛객

▲ 천천히 잡아 당긴다
ⓒ 맛객

▲ 잡은 죽합이 모래 속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다.
ⓒ 맛객

▲ 모래속에 있는 개불이 보인다
ⓒ 맛객

9월 중순 경 다시 안면도를 찾았다. 목적은 맛조개, 요놈의 맛이 생각나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면 거짓말이고, 꼭 한번 다시 맛보고 싶었다. 원주민의 안내를 받아 맛조개 잡이에 나섰다. 준비물은 삽과 통 그리고 맛소금.

평일 갯벌은 한산해서 무료할 정도다. 조개 잡는 몇몇 사람만 보일 뿐, 바다마저 평온하다. 10여분… 20여분… 맛조개는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사람들이 잡아서 씨가 말랐나. 실망감이 밀려오니 의욕마저 사라진다. 허나 같이 간 후배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맛조개를 찾는다.

▲ 죽합의 살은 모래를 파고들기 쉽게 생겼다
ⓒ 맛객

드디어 구멍발견! 타원형으로 생긴 이 구멍은 틀림없는 맛조개 구멍이다. 소금을 구멍 속에 넣고 숨을 죽였다. 구멍에서 물이 흘러나오나 싶더니 맛조개가 불쑥 모습을 드러낸다.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잡았다. 껍데기 밖으로 나온 조갯살이 포스트잇처럼 노랗다.

식당에서 먹는 음식 맛의 중심에 요리사의 손맛이 있다면 바로잡은 조개 맛의 중심은 싱싱함과 현장감이 아닐까? 물에 살짝 흔들어 겉에 묻은 모래를 씻어냈다. 조개껍데기를 열고 조갯살을 떼 냈다. 이리저리 움직이는 조갯살을 보고 있노라면 징그럽기도 하다. 하지만 눈에 예쁘게 보이지 않은 것들이 더 맛있을 때가 있으니 맛조개도 그 축에 든다.

▲ 맛있는 맛조개, 바로 먹어도 모래알 하나 씹히지 않는다
ⓒ 맛객

일단 맛부터 보라. 나처럼, “흐음~ 이 맛이야?”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에다 깨끗하고 깔끔한 느낌에 단맛은 그래서 맛조개구나 싶다. 이 맛의 경쟁상대라면 올 봄 군산에서 먹었던 새만금 생합 정도일 뿐, 아직 그 이상의 조개는 만나지 못했다.

첫 단추를 꿰고 나면 그 다음은 애들 장난처럼 쉬운 법, 맛조개 30여 마리를 몇 십분 만에 잡았다. 덩달아서 개불도 한 마리 나온다. 맛조개는 조개의 귀족이라 할 만 하다. 고귀하고 깨끗한 속살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몸 속에 그 어떤 이물질이 들어가는 걸 허용하지 않는다.

해감이 필요 없는 맛조개의 비밀은 껍데기에 붙어있는 얇은 막에 있다. 껍데기와 껍데기 사이에 얇은 막이 붙어있어 외부 물질이 자기 몸 속으로 들어오는 걸 차단해 준다. 그런 이유로 잡아서 바로 먹어도 모래알 하나 씹히지 않는다. 나갔던 물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맛조개야 이제 안심하고 나오너라. 바닷물의 짠맛은 너희들을 잡기 위한 유혹이 아니니까.
<시골아이> <미디어다음>에도 송고합니다.
2006-10-02 10:34
ⓒ 2006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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