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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생김새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고, 줄기도 대나무처럼 쭉쭉 뻗어 시원하고, 이파리도 날카로운 듯 부드러운 예리하지만 사람의 손을 베는 일이 없고, 꽃잎도 세 장입니다. 두 장인데 무슨 소리냐구요? 아래 반투명색의 작은 것, 그것도 꽃잎이랍니다. 닭의장풀이라는 이름을 얻은 내력은 닭장근처에서 많이 자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냄새는 나지만 닭똥이 거름으로 얼마나 좋은지 농사를 지어보신 분들은 아십니다. 계분이라고 해서 옛날에는 양계장마다 쌓아두었다가 팔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그것을 사다가 잡초와 짚 같은 것들을 잘 썰어서 섞어 발효를 시킨 후에 거름으로 사용하면 그 이상의 비료가 없었습니다.
당나라 시인 두보는 닭의장풀을 기르면서 꽃이 피는 대나무라고 하며 아주 좋아했다고 합니다. 흔하디 흔한 꽃이라도 가만히 살펴보면 예쁜 구석이 있고, 그 매력에 빠져들면 그를 사랑하게 되는 것이겠지요.
닭의장풀의 꽃말은 '짧았던 즐거움'이라고 합니다. 꽃이 피고 하루면 시들어 버리는 꽃, 따가운 햇살을 벗삼아 피면서도 햇살이 너무 뜨거우면 한 나절을 버티지 못하고 시들어버리는 꽃이니 '짧았던 즐거움'인가 봅니다. 그런데 그 짧은 순간도 '즐거움'의 묘미를 안고 살아가는 꽃이라 생각하니 우리네 인생도 어쩌면 그렇게 짧은 것인데, 온갖 근심과 걱정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생각에 무거운 마음에 우울함이 더해집니다. '사랑하면서 살기도 짧은 인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말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게 살기도 짧은 인생이기에 아름다운 일들을 하며 살아가기도 바쁜데 온갖 헛된 망령 같은 것들이 우리들을 사로잡습니다. 인생은 쌓아둘 수가 없습니다. 그저 흘러가는 것이니 하루하루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도 소중한 일이겠지요.
이렇게 우리 민가에 가까이 있으면서도 전해지는 이야기 없는 것이 못내 서운합니다. 물론 누군가 만들면 그것이 닭의장풀의 얘기가 되어 구전될 수도 있을 것이고, 꽃말이 되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작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들에 있는 닭의장풀은 꽃을 잘도 피우는데 집의 돌담 곁에 있는 닭의장풀은 무성하기만 하고 꽃을 피우지 않더군요. 아마도 햇살을 충분히 받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았는데 무성하게만 자라니 작은 텃밭까지 침범할 것 같아서 대충 뽑아서 밭 한 켠에 거름이나 할 요량으로 쌓아두었답니다. 그런데 그렇게 잘리고 뽑힌 닭의장풀에서 다시 뿌리가 내리고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데 원래의 자리에 있던 것들보다도 더 많은 꽃을 피우더군요. 생명을 위협 당함으로 더 강인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악조건 속에서 오히려 더 많은 꽃을 피우는 것, 더 처절하게 살아가는 것이 들꽃의 세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밤새워 뒤척였습니다 내게 주어진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뜬눈으로 설렘으로 밤을 지새우고 맞이한 여명 붉디붉은 햇살에 그만 화들짝 피었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세상 소리로만 느낄 수 있었던 수많은 것들 바람, 파도소리, 새소리, 나비들의 나폴거리는 소리 까르르 웃는 개구쟁이들이 웃음소리 그들을 보면서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그 행복을 다 간직하기도 전에 하루가 저 산 너머로 붉은 눈물을 흘리며 지고 있습니다 짧/은/즐/거/움/ 그러나 진정 행복했습니다. <자작시-닭의장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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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13 오후 9:26 ⓒ 2004 Ohmynew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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