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요리
어머니의 요리 어머니는 예전부터 몸이 약했다. 그래서인지 어머니가 만든 도시락은 초라했으며, 보기에도 좋지 않았다. 아무리 음식이 멋부림보다는 맛이라지만, 깨지고, 터지고, 타버린 반찬 뿐인 내 도시락. 나는 친구에게 그런 도시락을 보이는 게 부끄러워 도시락을 쓰레기통에 내다 버렸고, 학교 식당에서 사 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가 매우 기뻐하는 표정으로 "오늘은 네가 좋아하는 새우 반찬이야."라며 귀띔해 주셨다. 들뜬 마음으로 도시락을 열어보았으나, 새우와 계란은 다 터지고, 모양도 찌그러지고, 음식이 섞여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사춘기에 멋만 부리던 나는 엄마 사랑은 뒷전이었다. 그날따라 집에 돌아온 나에게 어머니가 물었다. "오늘 도시락 맛있었어? 어땠어?" 하고 자꾸 물어..
박종국에세이/요리조리쿡
2023. 9. 2. 1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