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무책임 체계와 서생의 책임의식
국가의 무책임 체계와 서생의 책임의식 김태희 태풍 카눈의 상륙이 예고된 가운데, 동학과 함께 전남 구례에 갔다. 매천 황현(1855~1910)의 자취를 밟는 1박 2일의 답사여행이었다. 순국한 집터에 세운 ‘매천사’, 작년에 복원된 ‘구안실(苟安室)’ 등 유적지를 찾았다. 돌아오면서 새삼 떠오르는 단어는 ‘책임의식’이었다. 누구는 책임의식에 그토록 괴로워하는데, 누구는 책임을 부정하여 주위를 그토록 괴롭히고 분노하게 하는 걸까? 죽어야 할 의리는 없지만, 선비로서 경술년(1910) 망국의 소식이 알려지자, 그날 밤 매천 황현은 유서를 남기고 독약(아편)을 먹었다. 이튿날 가족이 알게 되었다. 매천은 동생 황원에게 웃으며 말했다. “독약을 마실 때, 입을 뗀 게 세 번이었다. 내가 이처럼 어리석은가?” 이..
세상사는얘기/다산함께읽기
2023. 8. 21. 0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