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둥이가 버려졌어요
검둥이가 버려졌어요. ‘행자 이야기’를 시작한 지 사 년째예요. 지금까지 행자가 사는 가족의 모습과 주변 사람, 산길에서 만나는 일을 중심으로 그렸어요. 제 입말로 툭툭 내뱉었지만, 어느 하나도 멋 부리지 않고, 보태지도 않았어요. 행자한테는 봄날 양지바른 언덕에 새싹이 쏙 고개 내밀듯이 싱그러운 이야기였어요. 행자는 그렇게 기분 좋게 살아요. 이제 반려동물 천만 시대가 되었어요. 그 수효가 얼마나 되는지 짐작이 안 되지만, 아무튼 우리 아파트는 일곱 개 동 420세대가 사는데, 강아지를 많이 키워요. 어떤 때는 조그만 일 하나로 일제히 울어 젖히면 온 아파트가 소란스러워요. 행자도 몸집은 작아도 목소리 하나는 지지 않아요. 따라서 보호자한테 따끔하게 제지를 받아요. 그럴 즈음이면 으레 아파트 관리사무소..
박종국에세이/행자 이야기
2022. 1. 26. 1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