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과 소요유할 나이
수분과 소요유할 나이 박종국 세수를 하다말고 거울을 보니 앞이마 머리숱이 하얗다. 설마설마 했지만 세월을 비켜갈 재간이 없다. 새삼 나잇살을 생각해 본다. '나이듦은 무엇을 의미할까?' 현재의 삶을 신중하게 받아들인다는 얘기가 아닐까. 여태껏 맹숭맹숭하게 실타래를 감았다면 이제부터는 좀 더 촘촘하게 감아 제킬 나이다. 그냥 쉬흐르는 일상은 밥벌레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조급할 까닭이 없다. 뉘엇뉘엇 넘어가는 석양을 관조하며, 사색하고, 수분한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소요유 하나면 충분하다. 해서 멋지게 늙으려면 중년부터 나이 듦에 철저하게 공부해야 한다. '늙으면 뭘하지?' 단단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괜히 나이 드는 게 억울해진다. 세월은 살같이 빠르다. 그냥 덧없이 흘러가고, 쇠퇴하고, 사라진다면 추..
박종국에세이
2021. 7. 27. 08:57